강아지와 주기도문

[ 목양칼럼 ]

최윤철 목사
2020년 05월 29일(금) 00:00
크리스찬에게 코로나19가 바꾸어 놓은 일상 중에 가장 좋은 것 하나는 가정예배의 회복이 아닐까.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교회'라는 총회 주제에 맞춰 '성경 일독'과 '가정예배의 회복'으로 '다음세대 신앙계승'을 이루자는 우리 교회 목표를 달성하도록 코로나 19가 만들어 주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많은 가정이 온라인예배를 드리면서 자연스레 가정예배가 이루어졌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성경 통독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부부가 매일 가정예배 드리는 신실한 믿음의 가정이 있다. 저녁마다 드리는 예배는 찬송과 기도, 말씀 나눔, 그리고 마지막은 언제나 주기도문으로 마친다. 이 가정에는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자녀들은 모두 출가한 이 가정에 강아지는 또 하나의 가족으로 사랑과 귀염을 독차지 하고 있다. 주로 낮에는 혼자 있다가 밤에 부부가 돌아오면 그동안 외로웠다는 듯이 달려들어 반갑게 맞이하곤 한다.

하루의 정리가 끝나고 나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나면 강아지에게도 "가서 자"라고 말한다. 예배드리는 시간에는 얌전하게 앉아 있는데 끝나자마자 '잠 자!'라고 하는 소리는 무척 싫어한단다. 함께 더 놀고 싶은데 가서 자라니 서운한 것이다. 어느 날부터인가는 주기도만 시작하면 짖기 시작한다. 곧바로 잠자러 가라고 명령받을 시간이 됐다는 거다. 지금은 심방예배 드리는 낮 시간에도 주기도만 시작하면 짖어대기 시작한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는데, 예수님을 믿고 가정예배 드리는 가정의 강아지는 주기도문을 알고 있는 셈이다. 그 강아지의 아이큐가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반복되는 습관에 주기도문을 알아차린 것이다. 요즘은 식사기도를 해야만 밥을 먹는 강아지들도 많다고 한다. 훈련과 학습의 결과다.

좋은 습관은 좋은 열매를 얻게 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좋은 습관 하나를 모범으로 보여주셨다. 기도의 습관이 그것이다. 습관이 되기까지는 많은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습관을 따라 하는 사람은 하고 싶을 때만 하고 하기 싫을 때는 하지 않는 그런 삶이 아니다. 어떤 환경에서도 그 습관을 깨지 아니한다. 해야 할 많은 일 가운데 먼저 그 일을 함으로 습관을 키워가는 것이다.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이란 책에서 성공하는 삶을 위해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하라"고 권면한다. 시성 괴테도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가장 하찮은 것에 의해 좌우 되어서는 안된다."

기도의 습관을 보여주신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가정예배, 새벽기도와 릴레이 기도, 교회의 각종 기도회에 참여하는 우리 교우들이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오월이다.

최윤철 목사/시온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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