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찬송가공회인가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0년 05월 14일(목) 11:27
한국교회에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연합기관이 있다. 개교회나 교단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연합기관이 감당해 왔다. 대사회적 활동, 이단 대처 등이 주를 이뤘으며, 내적으로도 꼭 필요한 성경이나 찬송가를 제작하는 사업 등이다. 교단의 분열과 다르게 성경과 찬송가를 각각 한 종씩만 사용한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이다.

1990년대에 성경 번역으로 인해 분열의 위기는 있었지만 한국교회는 현재까지 대한성서공회에서 출판한 성경을 사용하고 있다. 찬송가 또한 한 때 출판권을 놓고 옥신각신했어도 한국찬송가공회가 출판한 찬송가를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성경이나 찬송가를 편찬하고 있는 두 기관 모두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이다.

한국교회 전체가 인정하며 성경과 찬송가를 편찬하고 있기에 성서공회나 찬송가공회를 운영함에 있어서 사욕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결론이다.

현재 한국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새찬송가(2006년 발행)에는 총 645곡이 실려 있으며, 128곡이 한국인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알려져 있다. 한 곡 한 곡 모두에 작사 작곡자가 있기에 때 마다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에서 사용하는 찬송가에 대해 저작권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찬송가는 전국교회가 위임한 연합기관에서 출판한 한국교회와 교인들의 공유물이기 때문이다. 찬송가공회는 수록된 찬송가 대부분을 저작자로부터 무상으로 양도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에 한국찬송가공회가 인터넷으로 드리는 예배에서 사용한 찬송가에 대해 저작권을 내세워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어 논란을 가져 왔다.

만에 하나 찬송가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찬송가공회가 풀어야 할 과제이지, 이를 전국교회와 교인들에게 떠넘긴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이다. 더 이상 이러한 일로 힘들어하는 교회가 가슴을 조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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