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 깨닫는 삶

[ 4인4색 ] 기술발전과 하나님의 창조(5)

최갑홍 장로
2020년 05월 14일(목) 08:20
기술은 물질적인 요소와 원리적인 요소로 이루어진다. 기술이 주변 사물에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요소는 보이는 자연계에 존재하고, 원리적인 요소는 보이지 않는 능력에서 온다. 물의 낙차를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고, 희귀금속(희토류)을 이용하여 리튬이온전지를 만들어낸다. 기술혁신은 동일한 물질로 고부가치를 창출하는 원리의 확장에 있다. 모래로 벽돌을 만들지만 반도체를 만들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것이 기술혁신이다.

물질 활용 기술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물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도체는 전기를 잘 통하는 물질이고 절연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이다. 도체와 절연체의 원리를 응용하여 전기에너지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기술이 발전되어 왔다. 그런데 반도체를 발견함으로써 획기적인 기술혁신을 가져왔다.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컴퓨터의 메모리는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될 인공지능(AI)도 반도체 기술이 핵심이다. 뿐만 아니라 절연체에 가까운 물질에서 초도전체를 발견하고 있다. 초전도체는 완전한 전도(傳導)물질로 초전도 현상을 활용하면 에너지 소모가 없는 새로운 기술혁신의 시대가 될 것이다.

원리의 확장은 하나님의 창조를 모방하는 인간의 창의성 개발과정이다. 유선통신에서 무선통신과 위성통신으로 발전하고, 통신방식도 주파수, 시간, 코드를 활용한 분할 접속 방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원리의 확장은 보이는 것들에서 보이지 않는 원리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떨어지는 사과에서 만유인력의 법칙을 찾아내고, 흔들리는 전등에서 진자의 원리를 깨달았다. 물질이 보이는 자연계에 있다면, 원리는 보이지 않는 두뇌의 창조성에 있다. 기술개발이 인간개발이고, 인간이 물질세계와 화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기술은 물질 발견과 원리 확장의 상호 작용으로 발전되어 왔다. 1차 산업혁명은 보이는 증기의 원리를 활용했고, 2차 산업혁명은 보이지 않는 전기의 원리가 작동되어 왔다. 3차 산업혁명은 보이는 하드웨어(H/W)와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S/W)의 상호 작용으로 발전했고, 4차 산업혁명은 물질(physics)세계와 사이버(cyber)세계의 초연결사회로 발전할 것이다. 모든 것들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보이는 사물의 활용과 함께 보이지 않는 안전성, 보안성, 사생활의 소중함이 함께 고려되어야 할 이유이다.

인간은 흙과 영으로 창조되어 영육(靈肉)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존재이다. 육의 삶은 보이는 물질의 삶이요 영의 삶은 보이지 않는 영혼의 삶이다. 물질의 원리를 믿는 것은 과학이요 영의 원리를 믿는 것은 신앙이다. 죽음은 영과 육의 분리요 육체는 흙으로 돌아가고 영은 하나님께로 돌아간다. 흙과 영으로 창조된 인간이 영육의 강건함을 유지해야 하고, 보이는 세계를 살아가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깨닫는 청지기가 되어야 할 이유이다. 코로나19의 교훈이 있다면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인간의 깨달음일 것이다.

최갑홍 장로/성균관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과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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