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신학위, 우리 사회 기본소득 제도 논의

"인간 본연의 모습 찾는 제도적 한계 수정하며 공동의 부 나누는 것"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5월 11일(월) 10:2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이홍정) 신학위원회는 지난 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소비자본주의 사회와 기본소득의 잠재성'을 주제로 이야기마당을 개최해 우리 사회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전개했다.

이날 '기본소득이 주는 고민'을 주제로 발제한 이승윤 교수(중앙대학교)는 "인간해방을 위한 복지국가란 모든 사람이 풍요롭게 사는데 필요한 물질적, 사회적 수단에 대해 평등한 접근권을 보장하는 국가를 의미한다"며 "기술혁명과 함께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전통적 복지국가가 포괄했던 사회적 위험구조와는 다른 새로운 사회적 위험의 확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통적 복지국가는 이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했고, 변화된 자본주의와 기존 복지국가 제도들 사이의 부정합으로 인해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어왔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한 '기본소득제'의 도입과 관련해 해방적 복지국가의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사회적 정의 △정치정의 △환경정의 실현 등을 해방적 복지국가의 주요 가치로 손꼽으며 "해방적 복지국가를 위한 대안은 사회정의, 정치정의, 환경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함과 동시에 재정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정교한 구상이 결합된 대안이어야 한다"며 "시민에게 조건 없이 기본적 소득을 제공하는 것은 개인이 노동시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도록 하고 판단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며 그들이 스스로의 삶을 계획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수는 "우리 사회의 기본소득만으로는 인간해방에 기여할 수 없을 것"이라며 "기본소득이 다른 제도에 힘을 실어줄 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본소득'은 인간의 심성, 역사가 나아갈 방향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한 꿈일 수 있다'고 분석한 류보선 교수(군산대·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는 기본소득을 '자연 안에서 공동체를 생각하고, 다중 인간의 본연의 모습을 찾는 제도의 한계를 수정하며 상상력을 발휘해 공동의 부를 나누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기본소득이 한번 실현돼도 되돌아올 것"이라며 하지만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기본소득이다. 소유하지 못한 사람에게 소유하게 하면 평등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조건을 이루며 소유의 불평등으로 오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코로나19 위기 후 불안한 경제상황도 우려했다. 그는 "언젠간 경제가 멈출 수 있는 구조로 소수는 독점하고 나머지는 소외받게 된다. 가진 자와 소유하지 못한 자의 대결이 아니라 가지지 못한 자들의 싸움이 될 것이고, 경쟁에서 밀린 사람들은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을 파괴할 것이다. 결국 자연은 인간에게 복수할 것"이라며 결국 "혐오와 복수의 형국으로 충격적인 비결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는 코로나19 사태와 같다"고 우려하며 한 작가의 말을 빌려 "한국의 앞날은 훨씬 큰 장애와 시련이 놓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불편한 미래를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정부와 국민은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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