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세대 통합예배를 시작하자

[ 잘가르치는교회 ] 54

이의용 소장
2020년 05월 14일(목) 00:00
 순천금당동부교회 세대통합 예배 모습.
코로나19로 두 달 여 가정에서 주일예배를 드리면서 우리는 많은 걸 체험할 수 있었다. 그 중 예배당에 가지 않고 온 가족이 집에서 예배를 드린 게 가장 큰 경험이 아니었을까. 지금까지 어른들은 일로, 아이들은 공부로 집 밖에서 맴돌다 그저 먹고 자기 위해 집으로 들어온 감이 없지 않다. 주일이 돼도 마찬가지였다.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소속 부서에 가서 활동하고 귀가하는 신앙생활에 익숙해졌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온 가족을 한 자리에 모이게 했고, 주일예배를 함께 드리면서 온 가족이 같은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인숙'으로 전락한 가정이 다시 세워지는 계기가 됐다.

에릭슨은 자녀 인격에 영향을 미치는 대상 1위로 부모(49%)를 꼽았다. 그 다음이 교사(22.5%), 형제 자매(8.5%) 등이다. 자녀들은 부모의 성품, 가치관, 신앙을 그대로 닮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동안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교육을 교회학교에만 맡겨왔다. 그러나 이제 깨닫고 반성해야 할 때다. '난 사람' 교육은 학교와 학원에 맡길 수 있겠지만, '신앙적으로 된 사람' 교육은 교회학교에만 맡길 수 없다는 것을.

'n번방 사건'을 살펴보자. 무섭지 않은가? 우리 아이들의 삶에는 이런 지뢰가 수두룩하다. 부모가 자녀의 신앙교육을 회피한다면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가정의 다음세대가 건강해야 교회의 다음세대도 건강해진다. 그래서 신명기 6장은 부모들에게 "이 말씀(신 6:4~5)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라고 명령한다. 자녀의 신앙교육은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다.

아이 학원에 보내듯 교회학교에 보내는 것으로 부모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1주일에 한 번이라도 하나님, 부모, 자녀가 소통하는 시간을 갖자. 교회는 부모 교회학교를 개설하여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와 어떻게 소통하며 신앙을 가르칠 것인지를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쉽고 흥미로운 교재도 마련해줘야 한다. 신앙교육의 장을 교회에서 가정으로 되돌려놔야 한다. 그것이 다음세대를 살리는 길이다.

세대통합예배도 필요하다. 분기에 한 번이라도 온 가족이 나란히 앉아 주일예배를 함께 드릴 수 있도록 교회가 배려하자. 우리는 누구와 누구가 부부 사이인지, 어떤 아이가 어느 집 자녀인지 알지 못한 채 한 교회 안에서 살아간다. 이것을 어떻게 공동체라고 볼 수 있겠는가. 예배 분위기가 좀 어수선하면 어떤가. 이 날 만은 찬양대 등 사역을 멈추고 모든 세대가 모여 예배를 드리면 좋겠다.

이의용 소장/전 국민대교수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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