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종교경험의 새로운 양식 신속히 점검해야"

NCCK 신학대담회, 성석환 교수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방향 모색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5월 01일(금) 17:29
"개신교가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질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가치를 생산하는 공론장에 그 구성원으로서 참여하고자 한다면, 어떤 신학적 해석을 공적으로 수행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

장신대 성석환 교수가 4월 27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교육일치·교육 위원회 주관 대담회에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를 전망하며 먼저 교회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경험의 새로운 양식에 대한 점검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 교수는 "그에 기반하여 한국교회는 종교의 공적 역할과 시민사회의 공론장에 참여하여 공공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내적 자원을 명료히 해야 한다"며 만약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새로운 질서를 위한 가치 형성이 종교계에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주제로 발제한 성석환 교수는 세계 종교계가 코로나19를 대처하는 방식을 볼 때 한국만큼 역동성이 나타난 곳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이단집단 '신천지'가 전염병 확산의 진원지가 되었다는 사회적 비난이 커졌고, 몇 교회들이 정부와 자치단체의 행정명령을 어기면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공론화도 커졌다"며 "이에 한국교회는 '공동의 선'에 기여하며 한국사회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미 반사회적 성격이 강하여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성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종교를 사회변동 공론의 토론장에서 제외하거나 고립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예측하며 "종교 본연의 이상, 즉 '공동의 선'을 향한 '모든 인간의 번영'에 기여하도록 그 사회문화적 자원의 역할을 생산적으로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코로나19로 발생한 개신교의 가장 큰 논란에 대해 △코로나19에 대한 신학적 혹은 신앙적 해석 △공예배 / 예배당 집단예배의 중단 결정에 대한 신학적 정당성을 꼽았다. 그는 "코로나19에 대한 교회의 신학적 해석을 두고 진보적 입장과 보수적 입장의 팽팽한 긴장감은 여전하다"며 "'공예배 중단'을 놓고 벌어진 논쟁에서 교회 외부의 사회적 공동체 일원으로서 공적으로 다뤄야 할 사안이지만, 우선적으로 교회 내부의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성 교수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개신교의 태도는 4.15총선정국과 연계해야만 향후 새로운 한국사회의 공적 가치를 형성함에 있어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바라보는 교회 외부의 시선을 객관화하여 교회의 공공성 제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별히 성 교수는 "한국사회가 코로나19 이후 '공존'과 '공정'의 가치를 확대하는 공공성의 증진이 절실하다면 '인간의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종교들의 헌신을 사회적 자원으로 활용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기독교는 △내부 연합 세력의 협력 △복음주의가 배타적이거나 정치 세력으로 변질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성 교수는 정치적 다원화를 통해 더불어 공존하는 새로운 질서가 출현할 토대를 놓는 일이 한국교회의 공적 과제이며, 공공신학의 한국적 실천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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