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 났다!

[ 논설위원칼럼 ]

김영걸 목사
2020년 04월 28일(화) 00:00
큰 일 났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국교회 앞에 이렇게 많은 문제가 쓰나미처럼 몰려올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내 목회 인생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지 꿈에도 몰랐다.

한국사회는 이미 초 갈등사회로 접어들었다. 사회갈등을 사회 발전의 촉진제로 보는 관점도 있다. 물론, 사회발전에는 기능주의 이론도 존재하지만 갈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그러나 갈등은 항상 위험한 것이다. 다루기가 쉽지 않고, 폭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의 파도를 넘어서기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 한국사회에는 여러 갈등구조가 겹쳐서 작동하고 있다. 계층갈등은 이전보다 더 심화되었다. 지역갈등도 이번 선거과정에서 더 공공해졌다. 더하여 남녀갈등이 새로운 갈등으로 떠오른 지 오래이다.

그중에서도 한국사회의 가장 큰 갈등구조는 이념갈등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이 이념이고, 무엇이 신앙인지 교회 내부의 성도들이 겪는 갈등은 점점 깊어가고 있다. 이러한 갈등구조가 자연스럽게 교회 안으로 흘러들어오게 되었다. 한국사회의 이러한 갈등구조는 교회로 하여금 어떠한 입장에 설 것인가를 요청하고 있다.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당파성을 가지고 어느 한쪽을 선택하여 진리를 수호하는 길을 걸어갈 것인가? 아니면 현실의 갈등구조를 외면하고, 영적인 깊은 피안의 세계로 들어가서 우리만의 세계속에 안주할 것인가? 갈등사회는 교회에게 묻고 있다.

또한 예기치 않은 코로나 19가 한국사회에 밀려오고 말았다. 모든 교회는 예배당 예배를 중지하는 초유의 상황이 일어났다. 영상예배라는 생소한 환경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빈예배당에서 영상예배를 녹화하면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의 아픔을 경험했다. 교회 문이 닫히고, 심방이 중지되고, 모든 목회할동을 중단해야 했다.

한 개인이 넘어설 수 없는 쓰나미가 한국사회와 교회에 밀려온 것이다. 코로나19 앞에서 인간의 전적인 무능을 절감했다. 코로나19가 물러난 후에도 교회는 이전의 상태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견해가 종종 들려온다. 우리는 이러한 초유의 갈등과 사건의 늪에 점점 빠져들고 있다.

어떻게 오늘의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가?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때 하나님이 들려주시는 음성은 딱 하나이다. 바로 '십자가'이다. 우리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응답은 십자가이다. 인류를 구원하는 하나님의 방법은 십자가이다. 그 십자가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예수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낮아져야 한다. 아니, 죽어야 한다. 죽어야 산다는 진리를 다시 붙잡아야 한다. 이것은 매우 고통스럽고 어려운 일이며, 용기와 믿음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용기있게 십자가 정신, 예수 정신으로 돌아갈 때, 밀려오는 갈등과 문제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보게될 것이다.

김영걸 목사/포항동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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