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의 선교

[ 기고 ]

장경덕 목사
2020년 04월 13일(월) 09:41
선교, 전도는 우리 주님의 지상명령이다. 이는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인 일이 아닌 반드시 해야 할 주님의 명령이다. 선교는 변치 않는 복음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이다. 두가지를 확실히 알아야 선교는 시작된다. 변치 않는 복음인 텍스트(text)요, 증거 할 대상인 콘텍스터(context)이다. 이 둘을 사명으로 묶으면 선교에 접근할 수가 있다.

선교대상자들이 교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열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들이 기독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고 있을 때, 전도의 열매는 상대적으로 쉽게 다가올 것이다. 결국 선교에 대한 관심은 선교의 대상자들에 대한 관심이다. 그들이 기독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어떤 관점에서 교회를 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선교대상자들이 교회와 성도들을 좋은 관점에서 보고 있을 때, 전도는 좀 더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 선교의 문은 어지간해서 잘 열리지 않음을 경험한다.

최근 우리 교회와 성도들은 자기들 중심의 선교를 하려는 듯이 보인다. 선교대상자들은 점점 마음의 문을 닫도록 행동하면서 말로만 선교하겠다는 것이다.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다움을 내 팽긴 채 입으로만 선교(전도)한다는 것이다. 교회(특히 대형교회)의 비리들이나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질 때마다 교회 안에 들어온 초신자들이 교회를 이탈하고, 더 나아가 선교의 입지가 좁아짐을 피부로 느낄 때가 많다. 전도해 보면 '당신들이나 잘하세요'라는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쉽게 접한다. 말 그대로 교회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선교의 동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선교를 하려면 세상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세상의 관점에서 우리의 말과 행동을 보자는 것이다. 자주 느끼는 것은 세상이 우리 교회와 성도를 보는 점수는 낙제점인데, 우리는 스스로 너무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낮은 점수를 주는 것은 그들의 안목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모든 탓을 그들에게 돌리려고 한다. 결국 비신자들은 교회를 향해 '상대하고 싶지 않은 집단'처럼 외면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교회가 구설수에 올라 있다. 연일 뉴스를 통해 교회 얘기가 나온다. 신천지가 몰고 온 여파일 수도 있다. 세상에서는 이단 사이비 교회와 우리 기독교회를 구별하지 못한다. 아니 일부러 구별하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 한국의 3대 종교를 기업이나 상점에 비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천주교의 성당은 다국적 대기업의 직영점과 같고, 불교의 절은 프랜차이즈 기업 매장, 개신교 교회는 상인조합이나 시장 번영회에 속한 자영업 매장과 같다는 것이다. 세상이 보는 교회의 현주소이다. 이에 대해 우리가 반론을 제기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의하는 듯하다. 그 글 밑에 댓글들에서 '역시 개독교' '이기적인 집단' '내가 종교를 택한다면 천주교나 불교를 택하겠다'는 글들이 대다수 있었고, 심지어 '사회악'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어쩌면 이것이 세상이 보는 우리 개신교의 이미지일지 모른다. 이미 많은 언론은 교회와 성도들을 불편해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글들을 보면서 혹시 아직도 '복음은 핍박을 받게 되어 있다'는 논리로 대응하려고 한다면 더 위험할 수 있다. 받아들이고 여기서 시작해야 희망이 생긴다.

세상이 우리를 지적하는 것은 우리 교회를 싫은 것보다, 복음이나 예수님을 반대하는 것보다 교회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경우가 많음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쩌면 교회를 운영하는 지도자들이나 그리스도인들의 행태 지적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주님에 대한 첫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과거에도 전염병이 팬데믹 현상이 될 때가 많이 있었다. 중요한 것은 전염병이 끝나고 나서 사회는 변화되었다. 2세기의 역병, 중세시대의 전염병이 돌 때 교회와 성도들이 앞장서서 어려운 사람들 돌아보았다. 그 이후 전염병이 끝난 후에 교회는 크게 부흥되었음을 역사가 말해준다.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행되는 동안이 중요하다고 본다. 교회와 성도들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것이 성경적인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일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 주어야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수준으로 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요즘 우리들 스스로가 우리의 격을 떨어뜨리는 얘기들이 있다. 정부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조사가 나오는 것에 대한 항의로 'PC방이나 술집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왜 교회만 그렇게 철저히 점검하느냐?'는 말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또 목사로서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자존심이 상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가? 더 안타까운 것은 우리가 그런 업소와 비교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아닌 우리 스스로라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 이탈하는 성도들이 적었으면 하는 바람이요, 또한 선교의 장이 막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장경덕 목사(가나안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