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드리는 예배

[ 목양칼럼 ]

임융식 목사
2020년 04월 10일(금) 00:00
매일 새벽기도 후에 신축 중인 성전 공사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새벽 여섯시, 동이 트기 전인데도 현장에는 사람마다 일을 준비하는 모습들로 분주하다. 물론 무보수로 일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볼 때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조식도 챙겨먹지 못하고 이른 아침부터 일찍 일터에 나온 사람들을 위해 교회에서는 오늘도 밥을 짓는다. 성도들의 희생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인 줄 알지만 밥 짓는 일은 시공 첫날부터 시작되었다. 추운 날 이른 아침 일꾼들을 위해 준비한 따스한 국물을 퍼 나를 때는 몸도 마음도 따뜻하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디베랴 호숫가에서 구운 생선과 떡을 장만하고 사랑하는 제자 베드로를 부르시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으셨을까?

성전공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오래도록 성도들이 합심하여 기도해왔다. "이 곳에 와서 성전 공사를 하는 이들이 성전을 짓다 예수님 만나게 하옵소서. 성령을 체험하게 하옵소서." 하나님께 예배드릴 새 성전을 아름답게 세우는 일이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은 영혼구원이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한 영혼이 이 곳에 와서 성전을 짓다 예수님을 만난다면 더 소중한 일이 있으랴. 영혼구원 사역이야말로 성도들 개개인의 중심에 성령님께서 거하시는 거룩한 성전으로 세워져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일하는 자들을 위한 밥을 짓고 따뜻한 커피 한잔을 준비하자는 말을 먼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섬김을 위한 마음과 마음이 모여 아침 밥 짓는 일을 시작했다. 이 귀한 사역에 마음으로 동참한 성도들이 고맙다. 이와 같은 성도들의 작은 섬김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영광을 나타내는 일에 사용되기를 소망한다. 성경은 이 땅의 교회가 그리스도의 향기요 빛이 되어야 함을 말씀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칭송받기보다는 최근 불거진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과 여러 가지 좋지 못한 이유들로 인해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 요즘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교회 역사에 유래 없던 공 예배에 성도들이 함께 모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더 큰 아쉬움은 이 땅의 교회들이 하나님 앞에 바른 삶의 예배를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스러움이 따르는 아쉬움이다. 로마서 12장 1절 말씀을 따라 나의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는 예배 공동체가 오늘 날 교회의 모습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한 죄스러움과 아쉬움이다. 예수님처럼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작은 헌신의 삶이 모이고 모여 이 땅의 교회들이 이전 보다 더 그리스도의 아름다운 향기를 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임융식 목사/춘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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