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생계의 위협을 겪는 노숙인들

[ 현장칼럼 ]

정충일 목사
2020년 03월 31일(화) 00:00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회적 현상의 명암이 많이 드러난 것 같다.

방역에 필수품인 마스크를 매점매석하여 폭리를 취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불량 마스크를 의료용 마스크로 둔갑시켜 이익을 취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어두운 면만 보인 것은 아니다. 한편에서는 손수 만든 마스크를 이웃에 나눠주는 사람들의 따뜻한 온정이 이어졌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려고 기부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 릴레이 기부문화가 자리 잡는 따듯하고 밝은 온정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기부는 많은 금액의 돈을 내는 남의 애기가 아니라 누구나 이웃을 위한 마음만 있다면 할 수 있다는 작은 실천의 문화로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 19로 인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숙인들에게도 이어져야 한다.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하여 그들에게 제공되는 무료급식이 중단되고 축소되어 당장 먹을 것도 없는 노숙인들에게 가혹한 시기이지만 그들을 외면하나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 더욱 부각 되어 드러날 것이다. 그래서 그동안 중단되었던 수원역 아침 무료급식을 재개하기 위한 준비를 했는데 주변에서 염려하는 시선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었는데 이를 모두 귀담아들었다. 무료급식을 시작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지적과 코로나19의 새로운 지역감염 확산지가 되지 않겠느냐는 논리로 무료급식을 시작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노숙인들에게 한 끼의 식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모르는 사람들의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의 노숙인들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보다 한 끼 식사를 하지 못하여 끼니를 거르는 고통이 더 큰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노숙인들에게 한끼 식사의 문제는 생사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한 달 넘게 중단되었던 수원역 아침 무료급식을 재개한 것이고 코로나19의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무료급식을 병행하면 주변의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보다도 더 무서운 생계의 문제에 당면한 사회적 약자에게 배려와 사랑 그리고 나눔의 문화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병폐보다 더 큰 병폐를 낳지 않을까 우려되는 마음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성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사회의 어두운 면도 볼 수 있었지만 나눔과 협력 그리고 사랑으로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사회 각계각층 다양한 곳에서 자생적으로 생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 모두가 힘을 모으고 코로나 19에 대한 합리적 대응으로 인하여 확진자도 줄어들고 완치자도 늘어나면서 대한민국도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음에 감사드린다.

정충일 목사/한벗교회·예사랑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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