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와 윤동주의 예수님

[ 4인4색 ]

김철교 장로
2020년 04월 01일(수) 10:00
렘브란트가 그린 예수님 초상화
예수님은 우리를 죄(하나님과의 단절)에서 구원(회복)하려 인자(人子)로 오신 메시야(그리스도)이시다. 구약에서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사 7:14)"는 말씀은, 예수님께서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심으로 실현되었다. 임마누엘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인류의 죄를 단번에 십자가에서 해결하시기 위해 돌아가셨고 부활하셔서 오늘도 살아계시며 영원토록 우리와 함께 하신다(히13:8).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이신 하나님께서 스스로 사람이 되셨기에, 예수님은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을 가지고 계신다. 중세의 그림에서는 신성을 그 이후의 그림에서는 인성을 강조하였다. 렘브란트는 인자(人子) 예수를 그렸다. 오늘날 예수님의 실제 얼굴은 알 수 없다. 많은 화가들이 초상화를 그렸지만 화가가 신심(信心)으로 상상한 이미지일 뿐이다. 당연히 화가마다 예수님 모습을 달리 그렸고 같은 화가의 그림이라도 그릴 때마다 예수의 모습은 달랐다.

렘브란트는 성경에 충실한 예수님을 그리기 위해, 유대인 젊은 남자들을 모델로 삼아 초상화를 8개 정도 그렸다고 한다. '예수님 초상화(Christuskopf)' (1645/50, 떡갈나무판에 유채, 25x12.6Cm, Staatliche Museen ze Berlin)도 그중 하나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의 보기에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 53:2)는 성경말씀에 충실하게 그렸다. 중세 내내 표현해 왔던 지엄하신 구세주 예수의 모습, 즉 머리에 후광이 있는 경건하기 이를 데 없는, 신성을 강조한 모습이 아니라, 인성을 강조한 지상의 삶을 사신 인간 예수님을 그렸다.

"나는 세상의 빛이니 나를 따르는 자는 어둠에 다니지 아니하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 8:12)는 말씀을, 렘브란트는 화폭에 구현하려했다. 빛을 가장 잘 활용한 화가인 렘브란트의 작품에서 보면 어두운 배경에, 강조하고 싶은 것을 빛의 효과로 잘 살려내고 있다. 그가 그린 예수님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빛은 영적인 빛이며, 우리에게 희망의 빛이다. 바울이 다메섹에서 보았던 빛이다.

윤동주는 시 '십자가'에서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라고 읊고 있다.

윤동주는 예수님이 사람들이 죄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것을 괴로워했던 사나이면서 한편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에 피를 흘리셨기에 메시아의 역할을 다했던 행복한 예수님이라는 것이다.

윤동주는 예수 그리스도를 스승으로 삼고 스물아홉이라는 꽃 같은 나이에 이국 땅 차디찬 감옥에서 우리 민족이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나기를 소원하며 죽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랐던 윤동주는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 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한 순교자였던 셈이다.



김철교 장로/영신교회 원로·배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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