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와 회복

[ 가정예배 ] 2020년 4월 3일 드리는 가정예배

이영희 목사
2020년 04월 03일(금) 00:10
이영희 목사
▶본문 : 마태복음 26장 69~75절

▶찬송 : 263장



오늘 본문 말씀은 수제자를 자처했던 베드로가 주님을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부인하고 저주한 얘기이다. 베드로에게는 천추의 한이 된 뼈아픈 사건인데 이것은 그가 너무 경솔한 장담을 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잡히시던 날 저녁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최후 만찬을 드시며 떡과 잔으로 성찬식을 제정하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긴 세족식을 마치신 후 말씀하셨다. "오늘 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마26:31)" 그러자 베드로가 대뜸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33절)"라고 말했다. 그러자 예수님이 다시금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밤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34절)"고 하셨다. 예수님의 말씀에 베드로는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35절)"라고 말했다. 베드로는 있는 대로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신앙생활은 큰소리 칠 일이 아니다. 사도 바울은 이런 상황을 빗대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10:12)"고 말씀하고 있다.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두려움과 떨림이 신앙인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드로는 쉽게 장담을 했고 그래서 그토록 쉽게 허무하게 주님을 부인했다. 그것도 부인한 정도가 아니라 저주까지 했다. 그래서 그야말로 천추의 한을 그의 인생에 남기게 된 것이다. 신앙생활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참혹한 실패를 맛 본 베드로는 이를 극복한다. 베드로의 위대한 점이 바로 이것이다. 베드로는 단순하고 다혈질이어서 누구보다 실수가 잦았고 실패했지만 그는 실패의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우선 그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했다(75절). 그리고 그는 정신이 번쩍 나서 하인들 틈에서 벌떡 일어나 바깥으로 나갔다. 실패의 순간에도 말씀을 생각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우리는 설교를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데, 베드로는 미물인 닭소리를 듣고도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열악한 세상문화 가운데 노출되어 있고 육신적 한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대목에 주목해야 한다.

유럽의 교회들은 십자가 위에 닭 모양의 첨탑이 있다. 어떤 교회는 십자가는 없고 닭만 있는 곳도 있다. 이것은 베드로를 회개시킨 바로 그 닭을 상징한다. 회개의 상징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실패할 수 있고, 주님을 부인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항상 회개에 민감해야 한다. 회개해야 회복된다. 교회는 회개의 집이다. 베드로는 닭소리를 듣고 주님 말씀을 기억하여 밖으로 나가 눈물로 통회했다. 예수님을 은30에 판 가룟 유다는 주님을 배반했다는 점에서는 베드로와 큰 차이가 없지만, 베드로는 말씀을 생각하고 통곡하며 자복한데 반해 유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자살한다. 죄는 같았지만 그 결과는 달랐다.

베드로처럼 말씀을 기억하고 자복하여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데 부족함 없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의기도

주님 우리는 죄인임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베드로처럼 영적으로 민감해져 우리의 잘못을 회개할 수 있게 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영희 목사/하늘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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