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현실이 하나님의 세계

[ 목양칼럼 ]

김진철 목사
2020년 03월 20일(금) 00:00
2020년 3월 현재, 사람들의 고민은 한 가지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했던 복병을 만난 현실에서 세상 곳곳이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이럴 때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둘로 나뉜다. 답답한 현실에 대해 원망을 일삼든지, 아니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감사의 이유를 찾든지. 여기서 하나님의 자녀 된 사람들이 선택해야 할 것은 마땅히 그리고 언제나 후자일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후자의 선택을 하려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지금 우리가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바른 이해다. 유진 피터슨 목사가 쓴 '현실, 하나님의 세계'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이 책의 강조점은 '하나님의 세계'가 우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그런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세계는 우리가 두 다리를 딛고 서 있는, 호흡하며 살고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하나님의 세계는 시간적으로 말할 때 '현재'라는 시간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그야말로 우리의 손에 잡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에게 이러한 현실 이해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나님을 믿노라 하면서도 적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말할 때 마치 남의 다리를 긁듯, 혹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하듯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요즘같이 어려울 때는 더더욱 그렇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하나님의 세계는 저 먼 우주 어느 곳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하루, 이 현실 속에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오늘 현실 속에 존재하는 하나님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놀라운 특권을 확인해야 한다. '사람'은 헬라어로 '안드로포스'다. 그 뜻이 놀랍다. '위를 바라보는 존재'이다. 무슨 말인가? '하나님을 바라봐야 하는 존재', '하나님을 의지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것은 놀라운 진리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그들을 '사람'이라고 부를 때 목적하고 기대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지금이 '사람됨'을 드러낼 때다. 온 세상이 신음하고 있는 지금, 우리의 두 다리는 '현실' 속에 뿌리박고 있지만, 우리의 눈은 '위에' 계신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봐야 한다. 그 바라봄이 나의 현실을,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보게 만든다. 그 속에 자리 잡은 하나님의 세계를 만나게 한다. 마침내 하나님의 뜻을 깨닫게 할 줄 믿는다.

김진철 목사/마중물예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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