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등장, 교회 마음 돌봄 힘써야

기도와 사랑 나눔 실천하면, 심리적 안정 찾는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0년 03월 11일(수) 17:26
한 교회 목회자가 성도에게 보낸 SNS심방 메시지.
코로나19로 상당수의 국민이 우울감, 불안, 압박감 등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 이외에도 이단 신천지 집단의 실체가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면서 예배마저 대체해 드리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세 또한 가중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체예배'의 방법과 기간, 신천지 신도의 교회 출입, 성도들의 지속적이고 건강한 신앙생활을 위한 목회자들의 고민은 코로나19로 더욱더 짙어진 셈이다. 이외에도 전국 권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특히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노약자 성도 등이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블루(코로나19+우울증)' 등장, 교회 마음 돌봄 힘써야

이 같은 추세와 맞물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우울함'을 지칭하는 합성한 신조어 '코로나블루'가 등장했다. 전문 상담가들은 이때 한국교회가 성도들의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마음 상태도 돌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매일 증가하는 확진자와 환자들의 사망 소식에 불안감을 보이며 기도를 요청하거나, 심한 경우 심리상담소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며 교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장신대 이은하 교수는 "지금 세상은 육체적 방역에만 관심을 기울이지만 교회는 '영적인 방역'과 '심리적인 방역'을 앞장서 진행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교수는 교회가 그동안 영적, 심리적 방역에 대한 사역을 지속해 왔다며 현재의 사역을 꾸준히 전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영적 방역은 '하나님을 더욱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고 심리적 방역은 '사회를 잘 섬기며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교회가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결국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세상은 교회를 손가락질하지만 교회의 본질이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BFC운동'에 함께 해 줄 것을 제안했다. 교회는 성경(Bible)으로 돌아가고, 이웃의 친구(Friend)가 되며, 변화를 기회(Change & Choice)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 안 모임이 취소되고 온라인 모임이 증가하면서 소통은 오히려 활성화됐다. '온라인 가가호호 심방(방문)'도 가능해졌다"며, 그래서 "불안한 성도들의 기도 제목은 더욱 분명해졌고, 상황과 처지를 명확히 파악하게 됐다"며 위기는 곧 기회라고 역설했다.심리전문 사역자로서 불안 증세를 보이는 성도와 목회자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는 "누군가를 위해 생명의 중보적 기도를 지속하고, 마스크 등을 나눌 수 있는 작은 섬김을 실천한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심리적 희망을 갖는다. 희망이 생기면 정서적으로 안정된다"며, "똑같은 상황에서도 면역력을 가지면 위기는 기회가 된다. 자신을 점검하고 통제하며 미래의 방향까지도 세워나갈 수 있다"면서 기도와 사랑 나눔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스트레스받는 목회자, '기도하고, 묵상하며 대외 활동 넓혀야'

코로나19는 성도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의 마음도 위축하게 했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함에 대한 신앙적 갈등과 심리적 불안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총회 목회상담지원센터 소장인 김대동 목사(분당 구미교회)는 "몇 주 째 성도들과 예배를 드리지 못해 나 또한 마음이 허전하고 우울했다. 지금 모든 목회자들의 마음이 동일한 상태일 것"이라며, "이럴때 일수록 스스로를 위축하지 말고, 사역의 범위와 활동량을 더욱 늘려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는 "교회 안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 하면서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이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걱정도 되면서 심리적으로 울적해지고, 우울감이 생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을 통해 교회 안에서도 선제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 목회자 간 만남과 교제가 제한적이지만 절대 고립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목회자들은 목양사역인 성도와의 소통 사역에 더욱 집중하고, 관계가 깨어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시련을 극복해 교회가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도록 기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동 목사는 "목회자들은 먼저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성도와의 소통에 힘쓰고 노회와 시찰회, 목회 동역자와의 관계를 지속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을 나누는 관계망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며, "주일 메시지는 치유와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수시로 전 교인에게 위로의 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수요일에는 수요 메시지를 통해 심방을 한다. 특별히 시편의 말씀을 가지고 성도들을 위로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제안했다.

김대동 목사는 목회자들이 '코로나19 극복'에 맞춘 초점을 '코로나19 이후'의 사역 방향까지 넓혀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른감이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난다고 교회의 위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회복'에 대한 로드맵이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희망을 갖고 각 교회의 형편에 따라 예배를 회복하고, 교제와 섬김을 회복하는 방향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개교회 역량 미흡하면 관계 기관의 도움 받을 수 있다

정부와 각 지자체가 코로나19의 심리 방역 지원까지 나서고 있어 작은교회 및 농어촌교회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전 국민 누구나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며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에 대한 스트레스로 △두통, 소화불량, 어지러움, 두근거림 △불면증 △불안심리, 놀람 △화가 나고 짜증이 많아짐 △원치 않는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집중하기 어려움 △멍하고 혼란스러움 △눈물이 나고 아무 것도 하기 싫음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스트레스를 대처하기 위해서는 △감염병 치료·관리 방침을 이해하고 의료진 및 관계기관과 협력 △감염병 경험 시 나타날 수 있는 반응에 대해 알아두기 △나의 일상과 건강을 돌아보기 △스트레스 이완 방법을 배우고 활용하기 △가족과 친구, 동료와 소통 지속하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집중하기 △회복에 대한 희망과 긍정적인 마음 갖기 등을 제안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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