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봄 정기노회 일정 연기·간소화

3월 예정된 5개 노회 전부 연기 … 다른 노회들도 "사태 추이 지켜본 후 연기 결정"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20년 03월 05일(목) 16:39
찬양대·성찬 생략, 보고서 미리 배포, 소위원회 구성 등 노회들 강구책 마련 중


코로나19로 전국 노회들이 일정을 연기하거나 행사의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월로 예정돼 있던 남원, 익산, 전서, 땅끝, 서울강남 등 5개 노회는 임시임원회를 열어 일정을 4월로 미루거나 잠정 연기를 한 채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4월에 예정돼 있는 노회들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연기를 고민하거나, 이미 일정을 연기한 노회들도 나타나고 있다.

3월 17일로 예정돼 있던 익산노회, 남원노회와 전서노회는 각각 4월 14일과 21일로 연기했다. 3월 24일로 예정돼 있던 땅끝노회는 노회 일정을 잠정적으로 연기하는 것만 결정하고, 새 일정은 잡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추이를 당분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땅끝노회 노회장 박금석 목사는 "3일 임원회가 모여 현재 소집공고된 3월 24일 노회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지만, 새 일정은 잡지 못했다"며, "재소집 공고가 나갈 때까지 임원회가 인사이동 등 긴급을 요하는 사항은 처리해 행정의 공백이 없도록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4월 14일로 일정을 변경한 익산노회 박준화 노회장은 "원래 일정에서 약 한달을 연기했다"고 설명하며, "노회는 회무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약식으로 진행해 빠른 시간내에 모든 일정을 마치려고 한다"고 전했다.

전서노회 김상기 노회장은 "4월 21일로 연기할 예정"이라면서, "3월 17일 노회일정에 맞춰 준비한 보고서는 노회원들에게 미리 배포해 시간을 단축해 진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남원노회 서기 김범준 목사는 "잠정적으로 노회의 날짜를 4월 21일로 연기했다"면서, "상황에 따른 대처 방안을 논의 중이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위기단계가 심각단계로 발표되자마자 3월 31일에 예정돼 있던 노회 일정을 4월 21일로 연기한 서울강남노회는 여전히 고민이 깊다. 서울강남노회 서기 김명윤 목사는 "사정이 자꾸 바뀌니까 3월 16일 임시임원회를 열어 그대로 진행할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 중"이라면서, "다른 것은 서류로 대체하거나 가능하지만 총대선거 때문에 무작정 미루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강동노회는 4월 7일로 예정돼 있던 일정을 5월 12일로 잠정적으로 연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 서기 지광복 목사는 "3일 정기임원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각 부서 모임도 연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노회들마다 일정 연기는 물론 모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줄이기 위해 절차 생략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북노회는 4월 28일 노회를 앞두고 노회 간소화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서기 김학수 목사는 "우선 개회예배에서 찬양대 찬양과 성찬집례 순서를 생략하기로 했다. 또한 연세가 많은 분들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공로 목사, 전 노회장 등 은퇴하신 분들의 인사 시간도 생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총대선출 후 회의는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가 처리를 위임 받아 진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최대한 회무시간을 줄이기 위해 노회 임원들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연기를 고민하지만 장소 선정 때문에 결정을 못 내리는 노회도 있다. 용천노회는 노회원을 비롯해 전도사, 교회학교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다음세대 부흥 컨퍼런스를 지난 가을노회 이후부터 준비해 오던 중이었다. 정기노회를 4월 13~14일 소망수양관에서 열기로 하고, 첫날은 컨퍼런스 이튿날은 정기노회로 진행하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용천노회 부노회장 송준영 목사는 "연기는 할 예정인데, 장소 선정이 쉽지 않다. 원래 정했던 장소는 연기하려는 날짜와 맞지 않아 여러 군데 다른 장소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면서, "만약 일정을 연기하지 못하게 된다면 1박2일 진행이 어려워 절차 간소화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노회들은 사태 추이를 좀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대구동·대구동남·대구서남노회 관계자들은 "시찰회가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추이를 지켜보고 연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4월 14일에 예정돼 있는 경서노회와 4월 21일에 예정돼 있던 군산노회는 연기를 확정하고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68개 노회의 봄 정기노회에서는 총회총대를 선출하게 되며, 9월에 열리는 교단 총회에 제출할 헌의에 대한 의견도 모으게 된다. 코로나 사태로 대부분의 노회들이 가급적 시찰회 모임을 자제하고 서류 접수만 하고 있는 상황이며, 총대선출만 진행하고 회의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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