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대부분인 농촌교회들, 온라인예배 어려워

"도시교회와 달라, 예배 간소화해 진행", "문자로 말씀 보내며 기도 독려하기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02월 29일(토) 11:05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교회들이 자체적으로 예배를 취소하고 영상 예배를 권면하고 있지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가 대부분인 농어촌의 작은 교회들은 실제적인 대안 마련이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오계교회 천정명 목사는 "노인들이 어떻게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냐?"고 반문하면서 "총회 방침도 있고 해서 고민하다가 주일예배만 드리기로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천 목사는 "농촌교회는 교인이 많지 않고 서로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신천지 위험은 도시보다는 비교적 덜하다"면서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고 방역을 하면서 예배를 드리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주노회의 한 목회자는 "우선 한달간 예배를 중지하기로 했지만 어떤 방법으로 예배를 대체해야 할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면서 "영상을 제작할 여력도 없지만 제작한다고 해도 어르신들이 시청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또 "지역의 교회들도 예배를 드리는 것과 드리지 않는 것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서 예배를 드리지 않기로 한 것도 눈치가 보인다"면서 "당장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은 목회자에게도 교인들에게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낙동신상교회 김정하 목사도 "지난 주일부터 교회 출입을 제한했다"면서 "시골교회이고 교인들이 대부분 노인들이라서 온라인 예배는 드리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혼자 예배를 드리고 있고 교인들에게는 문자 메시지로 간단한 말씀을 보내고 기도를 독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상황이 길어지면 핸드폰으로 녹화를 해서 교인들에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의 노인 교인들이 자녀없이 혼자서 생활하기 때문에 김 목사는 "날마다 교인들이 안전한지 살피는 것도 목사의 일"이라면서 "간단한 구호식품을 갖고 교인들의 집을 방문하고 평안하신지 살핀다. 대면 인사는 못하고 문 밖에서 인사를 하고 오는 것으로 심방을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교인들과 지속적으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심방을 하고 간단한 구호물품 등을 나누는 방법으로 밖에 이 상황을 이겨낼 수밖에 없다"면서 "면사무소에서도 교회 예배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지금은 교회가 지역사회와 연계해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덕교회 김정운 목사도 "시골의 노인분들에게 온라인 예배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당장 교회를 폐쇄하고 예배를 취소한다고 하면 그 분들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농촌의 교회들은 도시와는 다르다"면서 "기도회 정도로 예배를 간소화해 진행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총회의 코로나19 심각단계에 따른 3차 교회 대응지침이 발표됐지만 우리는 이제서야 2차 대응지침을 전달받았다"면서 "대부분의 시골교회는 아직도 우편으로 서신을 받고있다. 이것이 농촌교회의 현실이고 우리의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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