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 내미는 것이 먼저"

소설 다문화주의자 쓴 청년작가 류광호 씨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02월 19일(수) 08:00
"다문화주의는 실패했습니다. 유럽을 보십시오. 자국 사회와 통합을 거부하는 600만 무슬림 인구를 거느린 프랑스를 보십시오. 그들은 이미 돌이킬 수 있는 지점을 넘어섰습니다. 이번 세기 중반쯤 되면 프랑스는 다수의 백인 노령층과 그들보단 소수이지만 젊고 강력한 이민자들로 양분될 것입니다."- 소설 '다문화주의자' 중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세대의 고통과 절망, 욕망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소설 '창문 없는 방'(홍성사 펴냄)의 저자 류광호 작가(한소망교회)가 또 한편의 장편소설 '다문화주의자'(마음지기)를 펴냈다. 작가는 "한국 사회가, 그리고 독자들이 다문화주의 수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25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이 5%에 육박하면서 한국이 사실상 다문화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주민과 난만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가 확산되면서 사회 갈등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다문화주의'를 '포용'했던 유럽의 강대국들도 극우 무슬림 이민자들의 무차별적인 테러 등을 이유로 다문화주의를 '실패한 정책'으로 규정, 이민자들을 향해 더이상의 '똘레랑스(tolerance·관용)'를 베풀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한국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 '다문화주의자'는 한국 사회와 독자들이 다문화주의의 '수용'과 '거부'라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신문기자 종훈과 청년 이주 노동자 인권운동가이면서 다문화 2세인 한성주, 그리고 그와 정반대 입장에 선 보수 논객 송우석의 날 선 공방전, 그리고 이어지는 사건 사고와 그들의 대화를 통해 독자들은 소설을 읽는 중에도 그리고 읽은 후에도 "나는 누구의 편에 서야 할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누구의 편일까? 류 작가는 "보수적인 기독교인 중에는 다문화주의에 대해 반감이 있는 분들도 있다. 그것을 통해 무슬림 신앙을 가진 이들이 한국 땅에 급속하게 유입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 곁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는 소설 속 박상동 목사의 대사가 자신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주민들이 늘어나는 것에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게 있을 것이며 교회의 역할도 있을 것"이라면서 "다문화 2세들은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이지만 이방인 대우를 받고 있다. 교회는 이 아이들이 복음으로 자라서 귀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도스토예프스키가 롤 모델"이라는 류광호 작가는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기독교 정신을 전하고 싶다"면서 "하나님께서 글쓰기라는 사명을 주신만큼 글을 도구 삼아 예수를 모르는 이들에게는 예수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되고 믿는 이들에게는 신앙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비전을 밝혔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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