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회장 발언, 기독교 부정적 이미지 강화

[ 기자수첩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0년 02월 17일(월) 11:13
지난 1월 30일 한기총 제31회 정기총회에서 발언 중인 전광훈 대표회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 발언이 여전히 논란이다. 교계 일각에선 전 회장의 발언이 교회 내 성도들에게 오해를 일으키고 교회 외부적으로 선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우려한다.

전광훈 회장은 2019년 10월 집회 현장에서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언급하며 주목받았다. 전 회장은 지난 1월 30일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이 발언의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내가 하는 일을 하나님이 지지하고 계신다는, 이 충천한 마음을 국민들에게 선포하기 위해서"라며, "애국운동하는 세상 연설에서 하는 말이니까, 신학 지식이 약하거나 성경을 깊이 모르는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선 심심히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에 대해 신학 지식이 약하지 않은 일부 목회자들은 여전히 우려를 표한다. 성령충만하거나 성경을 깊이 알거나 애국운동을 하면 이러한 발언도 용인된다고 성도들이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장 통합을 비롯한 합동과 백석, 고신, 합신, 기감, 기성, 기침 등 한국교회 주요 8개 교단의 이단대책위원장들은 "전광훈 목사가 애국 운동을 빌미로 발언한 내용이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신앙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협의회는 "'하나님 까불면 죽어'라는 발언의 동기가 '성령 충만으로 인한 것'이란 말은 반성경적 비신앙적 비신학적"이라며, "한국교회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은 전광훈 목사로부터 신앙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전광훈 목사의 이런 언행으로 한국교회 신뢰와 전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최근 한국교회탐구센터의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을 보면 이 주장에 힘이 실린다.

2019년 1~11월 네이버 뉴스와 카페 게시글 중 기독교 교회 목사 등 3가지 키워드로 23만 2176건을 분석한 결과, 한국교회 탐구센터는 "일반인들의 참여를 볼 수 있는 본문수 대비 댓글수 분석에서 '전광훈'이 32.1%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전광훈 목사 발언이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전 목사가 태극기 집회 중심 인물로 부각되면서 관심과 찬반 양론이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게시글이나 댓글의 본문을 형태소 단위로 구분해 '긍정' '중립' '부정' 점수를 계산하는 감성 분석 결과 부정 순위 1위는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의 극단적 정치색 논란'으로 꼽혔다. 한국교회 관련 부정 이슈의 중심에 전광훈 회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기독교인의 사회 참여와 애국운동은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가 추락해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선교 사역과 복음 전파에 방해가 된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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