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찌 양떼를 버리고

지난 16일, 신당중앙교회 2대 담임목사 안길선 목사의 순교 전기 출판감사예배 열려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0년 02월 17일(월) 10:55
"나는 교회와 교인들을 버릴 수 없소. 만주와 북한 땅에 교회와 교인들을 두고 떠나온 것이 늘 가슴이 아팠는데 이제 또다시 교회와 교인들을 두고 피난을 가는 것은 목사의 도리가 아니요."

1950년 6월 25일 주일 새벽,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서울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신당동 대로는 피난민들로 가득했다. 당시 신당중앙교회 담임목사였던 안길선 목사는 "나 어찌 양떼를 버리고 어떻게 피난을 가겠소. 나는 내 목장을 지키리다"는 말을 하고는 가족과 성도들을 피난시켰다. 결국 그해 8월 23일 납북돼 순교했다.

신당중앙교회(정영태 목사)는 교회 창립 75주년과 안길선 목사 순교 70주년을 맞아 안길선 목사 전기 '나 어찌 양떼를 버리고'를 출간하고, 지난 16일 출판감사예배를 드렸다. 정영태 목사는 "안길선 목사님의 순교와 목회정신을 기록으로 남겨 신앙의 후손들에게 대대로 알리고 신당중앙교회에 순교자를 주신 하나님의 뜻을 잊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출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순교자 안길선 목사는 1891년 12월 8일 함북 성진에서 태어났다. 일제 강점기 평양신학교를 수료했지만 신사참배 거부자로 지목돼 국내 여러 교회를 전전하다가 중국 연변 용정으로 이주, 동산교회에서 시무했다. 1948년 월남해 그 해 신당중앙교회 2대 위임목사로 시무하던 중 순교했다. 그는 공산주의와 끊임없는 투쟁 가운데서도 올곧은 신앙과 청빈한 삶을 실천하며 오직 인간 구원과 나라 구원에 삶을 바친 목회자로 알려진다.

정영태 목사의 사회의 진행된 이날 출판감사 예배는 오세정 장로(서울노회 장로부노회장)가 기도하고 임은빈 목사(총회순교자 기념선교회 회장)가 '영적 다이어트' 제하의 말씀 선포, 이응삼 목사(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상임 부이사장)와 안길선장학금 1회 수여자인 김태섭 교수(장신대)가 축사를 전했다. 이응삼 목사는 "순교기념비가 세워진 교회는 축복된 교회"라면서 "신당중앙교회 교인들과 그리고 안길선 목사님 후손들을 축복한다"고 전했으며 김태섭 교수는 "신당중앙교회가 더 특별한 것은 안길선 목사님의 순교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라면서 "목사님의 귀하고 특별한 순교 역사가 출간돼 많은 후진들에게 읽혀지고 알려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는 허재철 목사(신당제일교회 원로목사예우)의 축도로 마쳤다.

뒤이어 진행된 2부 순서에서는 유병철 장로(당회 서기)의 경과보고, 민경배 목사(전 서울장신대 총장)의 서평, 정행업 목사(전 대전신대 총장, 집필자)의 헌정, 정영태 목사의 감사패 전달, 안철호 장로의 대표인사로 마무리 됐다.

안길선 목사의 외아들인 안철호 장로는 "아버지는 애국자셨고 올곧은 신앙인이었다. 일찍 순교하셔서 한국과 한국교회에 큰 일은 못했지만 그의 순교정신은 살아있어 후세에 교훈이 되었다"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전하며 "아버님이 갑자기 납북돼 순교하셔서 세상에 두고 가신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이 전기가 출판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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