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끝편지 ] 일본 편 7
박미애 목사
2020년 02월 18일(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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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담당한 일은 강의와 예배가 중심이었지만 청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을 했다. 연구실은 동아리방처럼 학생들의 왕래가 잦았다. 그들 중에서 커플도 탄생하여 나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여름방학 때에는 아시아학원의 워크캠프, 봄방학 때에는 평화를 테마로 한 한국연수여행을 진행했다. 현재, 기독교학은 1학년 필수과정이고, 매주 대학예배가 있다. 예배는 1학년(약 800명)을 중심으로 자율 참석인데, 학기 초 500명 이상 참석하며 학기 말로 갈수록 줄어들지만,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석한다. 학생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귀한 기회인데, 전하는 자와 듣는 자를 위해 기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2011년 3월 11일 평생 잊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동일본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이다. 당시, 낙농학원대학은 즉각적이고 전면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필자는 다른 교수들에 비해 움직임이 자유로웠기 때문에 5월초 학생 2명과 함께 일본기독교단 오오후나토교회를 거점으로 진행될 봉사활동 준비를 위해 선발대로 파견됐다. 이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낙농학원을 떠나기 전까지 2년에 걸쳐 학생들을 인솔하여 봉사활동에 참가했다. 동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유출사고는 일본사회 뿐 아니라 전세계에 많은 교훈을 남겼다. 한편 이러한 고난은 하나님을 찾게되는 기회가 되기도 하여 피해지를 중심으로 일본교회의 성장세가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의 깨달음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피해를 입은지 9년이나 됐지만, 복귀와 회복은 구호에 그치고 피해자들의 아픔과 상처는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사라져가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일본교회들은 작은 힘이지만, 최선을 다해 피해자들과 함께 울고, 함께 웃으려 하고 있다. 지금도 여름이면 피해지의 가정을 홋카이도로 초청하여 휴양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박미애 목사/총회 파송 일본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