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다

[ 뉴미디어이렇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0년 02월 05일(수) 16:11
급격한 이용 증가에 힘입어 유튜브(Youtube.com)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이미 유튜브는 사용시간에서 카카오톡, 네이버, 페이스북 등 유수의 온라인 서비스들을 훨씬 앞섰다. 유튜브가 세상의 모든 정보를 흡수할 기세지만, 정보의 허브 역할을 하기엔 불편한 점도 있다. 특히 내용 검색이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영상 속 대화나 이미지의 텍스트가 첨부돼 있지 않으면, 제목 외의 세부 내용은 직접 보며 확인할 수밖에 없다. 포털사이트가 몇 초 안에 온라인상의 모든 텍스트를 검색해내는 세상이지만, 유독 유튜브는 검색에 소극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유튜브는 사용자가 가능한 오래 시청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방문자가 몇 초안에 모든 내용을 훑고 떠난다면 유튜브는 현재와 같은 수익, 배분, 성장 구조를 유지할 수 없다. 이런 구조적 한계로 인해 유튜브 사용자는 대체로 시간 여유가 있는, 가벼운 즐거움을 찾는, 검색이 필요 없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이용자가 10~20대에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렇다면 과연 교회가 유튜브를 선교에 활용할 수 있을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부담 없이 시간 보내기 좋은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면 그렇다. 하지만 정보 전달이나 목적 성취를 위한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아니다.

청소년이 의미 없이 시간 보내는 것을 죄악시하는 어른도 있다. 매 순간 무언가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야 미래가 있는 젊은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어른들은 유튜브에서도 삶의 지혜, 올바른 비전, 성경 지식을 최대한 제공하려 하는데, 유튜브 플랫폼에선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유튜브 플랫폼은 '이용자가 검색이란 수고 없이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내고 추천한다. 또한 그런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버(Youtuber)에게 수익을 분배해 활동을 증진시킨다. 사역자가 유튜버로서 10~20대에게 다가서려면 급한 마음과 목적 의식은 잠시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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