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통해 성숙하게 이끌어 가시는 하나님

[ 목양칼럼 ]

김영실 목사
2020년 01월 10일(금) 00:00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개척을 하고 어린이들을 통해서 교회가 알려져 부모들이 전도되었다. 교회는 이렇게 자연성장과 부흥이 되나 싶었다. 재정은 없었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그리고 어린 아이들과 서너 명의 교사와 큰북을 치며 동네를 돌며 전도하고, 예배 드린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모른다. 이전에 있었던 예배당이 좁아 40여 평의 공간으로 이전했다. 그 후 몇 년이 흘러 여름성경학교 찬양, 말씀 준비하느라 들떠있는 주일 오후였다. 예배를 마친 후 한통의 전화가 왔다. "목사님 교통사고가 났어요!"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세상이 하얗게 보이고, 들려오는 소리는 메아리쳐 허공에 던져졌다.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오후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을 태우고 차량운행을 하던 중 사고가 난 것이다. 15인승에 15명이 타고 가다 4명은 가까운 동네에 내려주고 시내로 주행하던 중 11명이 다쳤다. 11명의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교인 전부와 마찬가지였다. 커브 길에서 상대방 승용차가 졸음운전을 했던 것이다. 그 차를 피하려다 교회 차는 완전 뒤집어져 전복되었고, 교인 한 분은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현장에 나가보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발이 땅에 닿지 않고 붕붕 떠다니는 것만 같았다. 한 어린이는 얼굴을 많이 다쳐 응급실로 이송됐고, 지역 병원에서 수술을 할 수 없어 응급차로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친 아이의 삼촌들이 서울 병원에 찾아 왔다. "어떤 놈이 목사야! 목사 놈을 똑같이 만들어 놓을 테니 데리고 와요!" 옆에서 듣고 있는 나는 정말 투명인간처럼 사라져 버렸으면 했다. 몸둘 바를 모르고 그들 앞에 가서 사죄 드리고 분노를 잠재웠다. 교통사고로 인해 상대방 보험회사와 2년 동안 다투는 동안 어린이는 몇 개월 입원해서 치료와 수술을 하고 상처는 깨끗이 치료가 되었고, 할머니 한 분은 1년 정도 입원을 하시고 퇴원 후 우울증과 가정불화로 인해 뒷산에 올라가 잘못된 길을 선택하셨다. 참으로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과 고통이 밀려 왔다.

인간으로서 한계를 느꼈다. 버틸 수 있는 힘이 없었다. 눈물도 메마른 상태로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버릇처럼 몸이 제단을 향해 걸어갔다. 나의 아버지가 계시는 제단 뿔에 손을 얹고, 한 없이 한 없이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 앞에 통곡했다. 밤을 지새우고 내려오는데 편지함 속에 우황청심환 한 병과 편지가 있었다. "목사님, 이것 드시고 좀 쉬세요!" 집사님 한 분이 놓고 간 편지가 큰 감동이었다. 하나님께서 집사님을 통해서 나를 위로 하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에는 해괴한 소문으로 교인들은 하나 둘 떠나고, 예배당은 몇 명의 교인밖에 남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기도하게 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로 이끌어 내신 하나님께서 그들을 예배자로 세우시는 훈련을 시키셨던 것처럼 너의 공급자는 여호와시라고 말씀하셨다. "광야에서 40년 동안 의복이 해어지지 않았고 발이 부르트지 아니하였다"라고 모세를 통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나에게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은 나를 낮추시기 위함이요 나를 주리게 하신 것도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알게 하셨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시험하사 나의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 하심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를 사랑하사 시험(Test)하시는 것이면 "만점을 받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영실 목사/빛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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