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직 탈출, 공동의 과제로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12월 19일(목) 12:26
지난 1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총회 국내선교부 제104회 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전국노회 국내선교부 임원 140여 명이 참석해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말씀으로 세워가는 선교적 교회를 조명했다.

특별히 참석자들은 목회적 측면에서 주목받는 '목사 이중직'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선교부가 실시한 이중직 관련 설문조사에서 참석자 109명 중 80명이 이중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중직 찬성자 중 상당수 목회자는 그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손꼽았다. 찬성자 55명이 생활, 자립, 경제적 문제, 생존을 지목했고, 이외에도 '선교 확대와 경제적 도움 , '목회의 다양성 및 생계유지', '개인의 소명과 은사', '시대적 요청'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이외에도 목사가 어떤 직종의 이중직을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4%는 '윤리 도덕에 반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이라고 응답했다. 23%는 '사회복지 및 방과 후 교사', 17%는 '전문직, 사업, 가르치는 일' 등을 택했다. 이외에도 14%는 '목회자로서 덕을 세우거나 목회에 도움이 되는 일, 또 '운전 경비 경리 노동 일용직' 등을 손꼽았다.

목사가 이중직을 한다면 일주일에 며칠 정도 일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같은 질문에 가장 많은 24명은 '3일'을 택했다. 5일 18명, 4일은 12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 어떤 목회자에게 이중직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척교회 목회자'가 29명, '농어촌지역 목회자' 25명, '자립대상교회 목회자'가 14명으로 확인됐다. 목사 이중직을 언제까지 허락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질문에 45명은 '원하는 기한까지'라고 응답했고, 33명은 '자립이 될 때까지'를 지목해 대부분의 응답자가 목회자의 의사와 교회 자립 문제를 목사 이중직 기한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설문결과로 과거 총회의 결의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목사 이중직 문제와 관련해 연구를 실시했던 위원회는 "각 직업에 대한 하나님의 소명, 사명, 희생, 헌신, 전문성과 집중성에 근거하여 한 가지 직업에 집중하고 전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최근 이중직에 종사하는 목사들이 증가하고, 어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고도 한다"며 "총회와 노회는 단순히 헌법이나 규정을 근거로 이것을 막거나 정죄하기보다 이들이 이중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결론을 낸 바 있다.

목회적 현실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된 설문 결과가 당장 국내 선교의 정책과 목회자들의 이중직을 허용하는 정책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에 따라 목회 환경 또한 급변화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목회자들의 의식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기준은 되어야 한다. 목사 이중직을 벗어나도록 도와주고 힘이 되어주는 일,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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