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권리 및 기후변화 성명서 등 성명 채택

[ 특별기고 ] WCC 리포트: 2019년 후반기 실행위원회를 다녀와서

배현주 교수
2019년 12월 06일(금) 13:50
지난 11월 20~26일 열린 WCC 실행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 여성 성폭력에 저항하고 반대하는 운동에 연합하는 의미로 진행된 '검은 목요일' 행사에 맞춰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다.
2019년 후반기 WCC 실행위원회가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봇세이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0년 3월 18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될 중앙위원회 준비가 이루어졌다. 2021년 9월 8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될 제11차 총회 준비 과정에 대한 검토도 계속됐다. 제11차 총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움직인다'는 성서적 신앙고백을 주제로 해서 독일의 소도시 칼스루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독일 정부에서도 깊은 관심을 지니고 후원하고자 한다.

교회와 지구촌이 처한 상황을 통하여 시대의 표징을 읽으며 즉각적인 목회적 예언자적 응답을 하고자 하는 WCC는 이번에 다음과 같은 8개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아동권리협약 30주년에 관한 성명서', '무국적자 인권에 관한 성명서', '기후변화 비상사태에 관한 성명서', '치명적인 자율무기 시스템-살인 로봇-에 관한 성명서', '시리아 동북 지역 사태에 관한 성명서', '팔레스타인 영토를 강점한 이스라엘 거류지의 적법성에 관한 성명서', '남미 대륙의 위기 상황에 관한 성명서', '중동지역 기독교인들의 상황에 관한 성명서' 등이 그것이다.

어린이를 위한 지역교회와 세계교회의 중요성을 간파한 유니세프와 WCC가 함께 협력하며 일한 지 4년이 됐다. WCC는 2017년에 독자적으로 '어린이를 위한 교회의 헌신' 문서를 채택한 바 있다. 그 이후 전 세계 수많은 교회들, 어린이 사역 기관들, 주일학교 교사들, 교육 지도자들, 지역사회의 아동단체들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교회를 중심으로 한 성공적인 아동 보호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마침 실행위원회의 첫날이 1989년 11월 20일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 3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유니세프의 책임자와 함께, 실행위원 모두 협약 탄생 30주년 축하 의식에 기쁘게 참여했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의 '어린이를 위한 교회의 헌신'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지구촌 전염병'이 되고 있는 아동들의 신체활동결핍에 대한 최근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소녀들, 소년들이 각각 세계 1위, 2위를 차지했다. 아동들의 신체활동결핍에는 디지털 게임 중독, 스크린 중독, 혹은 옥외 운동과 활동에 안전하지 못한 사회 공간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건강만이 아니라 뇌 개발과 사회성 발전에 모두 저해가 되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린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지니고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아동폭력을 예방하고 척결하며 다음 세대들을 건강하게 양육하는 일에 교회의 기도와 사랑의 수고가 필요하다. 특별히 세계적으로 드러나는 기후변화 비상사태에 직면하여 청소년들과 청년들이 전개하는 기후정의 운동은 다음 세대들의 생명권 차원에서 교회와 사회, 기업과 정부의 특별한 책임적 응답을 요청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교회의 헌신, 녹색교회 운동, 기후정의를 위한 기도와 실천 등은 지역교회 마을목회의 중심 과제가 될 수 있고, 우리 교단이 세계교회와 연대할 수 있는 소중한 영역이다.

한편 이번 실행위원회에서는 인선과정과 관련된 모든 논의가 인선위원회 고유 영역임을 확인했다. '절차'를 중시하는 오래된 전통이 드러난 셈이다. 지난 세기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은 비범한 신앙의 운동으로 출발했다. 갈등과 문화의 차이가 노정되는 경우도 없지 않았다. 그럴 때일수록 온갖 풍랑 속에서도 주님을 응시하며 나아가는 깨어있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묵묵히 신앙의 운동을 지켜왔다. 21세기 지구촌의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하여 일치를 지향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은 '값비싼 일치'와 '회복적 정의'의 토대가 되는 신앙적 가치를 더욱 굳게 붙잡아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강림절 기간,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요 1:9) 되신 주님이 변함없이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심이심을 기억한다.

배현주 목사

WCC 중앙·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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