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씨의 도 넘은 막말, 교계 우려 극심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11월 27일(수) 19:43
최근 언론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기독교 인물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전광훈 씨다.(그는 지난 8월 소속 교단인 예장 백석대신으로부터 면직 처분을 받아 목사직을 잃었다. 제명 직전 교단을 탈퇴하고 새로운 교단을 만들었기 때문에 자신은 여전히 '목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며 집회를 열고 있는 전광훈 씨는 최근에도 문 대통령을 향해 "다른 나라 같으면 총격을 가해 죽였을 것"이라거나 "문재인 이 놈이 간첩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나"라는 등 국가 최고통수권자에게 입에 담기 힘든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고 표현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독재를 막기 위한 기본 장치이자 개인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전 씨의 최근 행보는 발언 수준이 극우적이고 인권 모독적이며, 더구나 한기총 회장이라는 직책을 등에 업고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

기독교 내부 소식에 밝은 이들은 한기총은 이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 아니라 이단과 일부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집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교계 정보에 밝지 않은 일부 기독교인들 중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이름 때문에 그가 기독교를 대표하는 인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고, 비기독교인들의 사이에서는 그 오해가 더욱 심각하게 작용되어 반기독교 정서로 확대될 수 있어 한국교회 내 우려가 깊은 상황이다.

한국기독교사회연구원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주요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하야 발언에 대해 개신교인 중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8.8%만이 동의한다고 답했다.(보통이다/잘 모르겠다 19.3%)

그의 최근 언행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64.4%가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지도 않고 기독교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우려가 된다는 응답도 22.2%였다. 전 씨를 지지하는 이들은 기독교 내 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전 씨의 언행에 대해 건전한 기독교 단체들은 '한기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교회 원로들은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기총에 그나마 남아 있던 대형교단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는 행정보류, CCC(한국대학생선교회)는 공식 탈퇴했다. 한 단체는 그를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내년도 총선 체제로 돌입하면서 전 씨가 배제와 혐오의 발언에 더욱 열을 올릴 것 같은 우려가 비단 기자만의 염려는 아닌 것 같아 그저 답답할 뿐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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