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는 성역(聖役)이다

[ 목양칼럼 ]

김철웅 목사
2019년 12월 06일(금) 00:00
이제 필자는 담임목회를 시작한지 4년째 접어들었다. 올해도 지나고 나면 5년째다. 목회가 어렵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특별히 담임목회가 더 힘들고 어렵다는 것을 담임목회를 시작한지 첫 날부터 느낄 수 있었다. 물론, 그런 것을 보면, 부교역자 때 목회를 잘 하던 사람이 담임목회에서도 잘 하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 목회는 그야말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은혜 외에는 의지할 것이 없는 특별한 성직(聖職)이다.

"운전과 목회는 절대로 자신하지 말라! 언제 어디서 사고 날지 모른다. 왜냐하면, 목회란 운전처럼 나만 잘 한다고 안전하게 운행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는 말이 있듯이 목회는 정말 잠시도 신앙의 긴장을 놓을 수 없는 하나님의 몸 된 교회를 운전해 가는 귀하면서도 두려운 사역이다. 나 혼자 잘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요, 이곳에서 잘 했다고 저곳에서 잘 되는 그런 것도 아니다. 목회는 그야말로 정답이 없다. 그저 하나님의 은혜만이 정답이다. 하나님의 은혜만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역의 자리가 바로 목회다.

그래서 담임목회를 할 때마다 그동안 귀로만 듣고 머릿속에서만 기억되고 있었던 선배 목사님들의 가르침들이 다시금 생각난다. 목회사역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고역(苦役)'이요, 둘째는 '교역(敎役)'이요, 셋째는 '성역(聖役)'이다. 첫째 '고역'은 마지못해 하는 목회사역이며, 죽지 못해 하는 목회활동을 의미한다. 둘째 '교역'은 성직의 개념보다는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직업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목회사역이다. 셋째 '성역'은 그야말로 주님의 종으로 부름 받아 기쁨과 감사 속에 임하는 사역이다.

지난 4년간의 짧은 담임목회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목회자는 이 세 가지 경우를 시도 때도 없이 오가는 것 같다. 그럴 때마다 주의 종으로서 많은 혼돈과 자책과 기쁨이 동시에 오간다. 어떤 때는 천국과 지옥을 하루 아침에 여러 번 오가는 느낌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확실한 것이 있다. 분명한 것은 10번의 사역 중에 9번이 '고역'이나 '교역'의 느낌이 있더라도 단 1번의 '성역'의 맛이 있기에 목회를 이어간다는 점이다.

그 많은 '고역'과 '교역' 중 단 1번의 '성역'을 통해 다가오는 하나님 은혜의 감동이 그 어려운 목회의 순간순간을 잘 견뎌내도록 이끈다는 것을 배운다. 예를 들어 어느 한 주에 주일설교 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졸며 설교에 집중하지 않았어도 예배 끝나고 성도들과 악수하며 인사할 때 어느 한 분이 "오늘 설교에 내 삶의 답을 얻어갑니다"라는 진실된 말을 한 마디 들을 때 성역의 감동을 받는다. 그것이 목회의 새힘이요 동기부여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다짐한다. 목회는 성역이어야 한다.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성역이다.

김철웅 목사/군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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