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문제, 마음의 문제

[ 주간논단 ]

이만규 목사
2019년 11월 27일(수) 10:00
청와대 어느 보좌관의 말 때문에 국회 예결위가 공전 되었다가 총리의 사과의 말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는 보도를 읽는다. 늘 말이 문제다. 더욱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 없는 말들이 우리의 생각을 혼란스럽게 하고 우리 사회를 오염시킨다. 정말 그들의 '참을 수 없는 마음의 가벼움'이 문제다. 금방 후회하고 사과를 하면서 잠시를 못 참아서 화를 당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기까지 하다. "혀 밑에 도끼 들었다"는 옛말대로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이야 말로 참으로 위험한 사람이다.

흔히들 말을 함부로 하거나 참지 못하고 말실수를 하는 사람을 가지고 "입이 싸다" "입이 가볍다"고 하지만 사실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다. 예수님께서 "무엇이든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마 15:11)"고 못된 말의 위험을 말씀하시고 그 말은 입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것이 사람들을 더럽게 하는 것이라고 하셨다(마 15:17~18). 말은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온다. 그래서 말이 더러운 사람은 입이 아니라 마음이 더러운 사람이라는 것이다(약 3:2).

옛부터 "웅변은 은(銀)이고 침묵은 금(金)이다"라고 한다. 유창하게 잘 하는 웅변 보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다. 더욱 더 큰 문제는 정확히 알지도 못하면서 일천한 자기 소견으로 세상 문제를 다 아는 것처럼 떠드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문제이다. 구약성경 욥기를 보면 고대 근동지방의 모든 지혜를 동원하여 욥의 고난을 평가하고 판단하고 해석했던 욥과 그의 세 친구를 향하여 하나님은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욥 38:2)"라고 꾸중하셨다. 비록 의인으로 인정받았던 욥이지만, 당시 동방의 지성을 상징하는 욥의 세 친구의 모든 지혜를 동원하여 벌인 그들의 토론이었지만 하나님 보시기에는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정말 우리 주변에는 어리석은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무책임한 언어들이 난무함을 볼 수 있다. 정확하게 알고 정확하게 판단한 언어가 아니라 지레짐작으로 때론 자기 한계를 통하여 빚어진 오해에서 나온 무책임한 말들이 진실을 호도하고 생각들을 어둡게 한다.

그런데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소위 악의적인 의도로 가짜 뉴스를 만들고 사실을 왜곡하여 전달하는 사람들의 문제이다. 정말 그런 말(뉴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 마음인가를 짐작한다. 그들이 만든 뉴스는 그들의 입이나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에서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우리 사회를 가장 어지럽히는 것은 책임 있는 사람들의 무책임한 말이다. 시대정신을 좌우한다고 자부하고 스스로 무관의 왕이라고 자처하는 언론의 불신 문제이다. 공영 방송 시청자들의 비율이 한 자리 숫자를 넘지 못하고 유투브 시청자들의 비율이 공영방송 시청률 보다 훨씬 높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과거 '소고기 광우병 사태'를 만들고도 지금까지 사과 한번 하지 않는 뻔뻔스러움을 보면서 소위 언론하는 사람들의 양심을 짐작한다. 성경은 그런 마음을 '화인 맞은 마음'으로 치부한다.

말을 바로 해야 한다. 특히 책임 있는 사람들이,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할 지도자들이 그렇다. 우리 사회가 바로 되기 위해 먼저 말이 정화되어야 한다. 말이 정화되기 위해 책임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정화 되어야 한다. 입을 닦을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닦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말에서 그의 마음을 볼 수 있어야 하고 바른 마음의 소유자를 우리의 지도자로 세워야 한다. 말이 문제고 그 말을 만들어 내는 지도자들의 마음이 문제다. 말은 입이 아니라 그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말의 실수가 없는 삶이 온전한 사람이다(약 3:2).



이만규 목사/신양교회 원로. 한국목회사역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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