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 하면 주어라

[ 목양칼럼 ]

안영표 목사
2019년 11월 22일(금) 00:00
"우는 아이에게 젖을 주라"는 말이 있다. 아이는 말을 못해 배고프다는 표현을 우는 것으로 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때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 아이는 계속 보채면서 울어댈 것이 뻔하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울 때는 시끄럽다. 듣기가 거북하다. 특히 어린 아이들의 울음은 시끄럽고 짜증스럽다. 그래서 엄마들이 젖을 물릴 때 "옛다, 이놈 자식아"라며 젖을 물린다. 그러면 조용해진다. 욕구가 충족됐기 때문이다. 필자는 36년 동안 목회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그 중 한 가지를 꼽자면 누군가 나를 찾아와 뭔가를 달라고 요청하면 꼭 주라는 것이다. 성경에서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니라"는 말씀에서 깨달은 것이다. 나에게 뭔가를 달라고 찾아온 사람이 이 말씀을 알고 있는지 모르는지는 몰라도, 내게 와 부탁을 하면 얻을 수 있겠다 라는 소망과 희망을 갖고 왔는데 그냥 돌려 보낸다면 얼마나 실망할까, 돌아가면서 얼마나 원망과 저주를 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안 줄 수가 없게 된다.

우리 교회는 성도들이 어떤 대회를 마치고 시상식을 할 때 입상자와 참여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준다. 이때 필자는 혹시라도 선물과 아무 관계도 없을지라도 선물을 꼭 받고 싶다면 손을 들어 표시하라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어김없이 선물을 준다. 또한 어떤 절기에 음식을 준비해 먹고난 후 조금씩 싸서 가지고 가도록 한다. 이 때도 역시 "좀 더 가져갈 수 있을까요"라고 말하는 성도가 있다면 반드시 주라고 당부한다. 원할 때 주지 않으면 시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사랑이 없네. 째째하네. 치사해서 교회 못 다니겠다"라며 아예 교회를 떠나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참 어처구니가 없다. 선물이나 음식을 좀 더 가져가지 못한다고 해서 교회 나오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말이 되는가 싶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런 분들이 있다. 천하보다도 귀한 한 생명이 그렇게 실족하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한 영혼을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을 목에 걸고 바다에 빠뜨리는 것이 났다"고 하지 않는가.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달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주는 성도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물질이 궁핍할 때가 반드시 있다. 그럴 때 사랑하는 형제, 자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좀 달라고 하기도 하고 빌려 달라고도 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빌릴 수 있는 물질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빌려줄 수 없다'며 딱 잘라 거절한다면 부탁한 사람은 기분이 무척 상할 것이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이 남는다. 결국 피를 나눈 형제, 자매라도 남 보다 못한 나쁜 관계로 변해버리거나, 있으나 마나한 관계가 된다. 이 얼마나 좋지 못한 결과인가?

"주는 자는 복이 있느니라!" 그렇다. 주는 자가 행복하다. 얼마나 어려우면 나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하겠는가? 많고 많은 사람을 두고 나를 찾아온 사람에게 달라 하면 주자. 지금 이 세상은 사랑이 없어 우는 이들이 너무 많다. 저들의 탄식소리가 하늘과 땅에 울려 퍼지고 있다. 달라면 주어라!

안영표 목사/반석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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