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때문에 하나님이 보인다

[ 가정예배 ] 2019년 11월 26일 드리는 가정예배

윤교식 목사
2019년 11월 26일(화) 00:10
윤교식 목사
▶본문 : 시편 3편 1~8절

▶찬송 : 337장



서양 격언 중에 "흐르는 물속에 돌들을 치워버리면, 시냇물은 노래를 잃어버린다"는 말이 있다. 평탄한 삶에 고난이 찾아올 때 좋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고난은 우리의 삶에 아픔을 주고, 인생의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하지만 고난은 또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게 만들고, 내 안에 있는 믿음을 굳세게 다듬어 주기도 한다.

오늘 본문은 다윗이 압살롬의 반란을 피하여 광야로 도망 다닐 때에 지은 시이다. 사무엘하 15장 30절에는 당시 황급하게 궁궐을 빠져나가야만 했던 다윗의 모습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는 아들에게 쫓겨간다는 수치심에 수건으로 머리를 가렸고, 칼로 가슴을 도려내는 것 같은 슬픔에 통곡하였으며, 비정하고 급박한 현실 속에서 맨발로 도망을 쳤다.

그러기에 시편 3편을 시작하는 다윗의 첫 마디는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으니이다(1절)"라는 탄식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본문 3절로 가면 다윗은 탄식과 절망의 목소리를 접고 "여호와여 주는 나의 방패시오, 나의 영광이시오, 나의 머리를 드시는 자니이다"라며 하나님을 찬양한다. 히브리어 원문에는 3절 맨 앞에 '그러나'를 나타내는 단어가 있어서 다윗이 말하고자 하는 뜻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나를 대적한 자가 많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이 매우 힘들고 괴롭게 되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나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새롭게 경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어 5절에서 다윗은 "내가 누워 자고 깨었으니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심이로다"라고 말한다. 왕궁에서 편안하게만 지냈더라면 결코 부를 수 없는 보석 같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수색대의 추격을 받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잠을 자다보니 다윗은 비로소 자신이 그동안 누리고 살았던 눕고 자고 깨어나는 사소한 일상도 모두 다 하나님의 보호하심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다윗은 마침내 6절에서 "천만인이 나를 에워싸 진 친다 하여도 나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이다"라는 절대 믿음을 고백하게 된다.

아프리카의 어떤 원주민들은 시내를 건널 때에 무거운 돌을 하나씩 들고 물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 돌이 물을 건너는 자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거센 물결 속에서 넘어지지 않도록 몸의 균형을 잡아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는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나에게 이런 고통이 없었더라면 더 행복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탄식하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내게 찾아온 고난은 어쩌면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게 해줄 기회의 다른 얼굴인지도 모른다.

도종환 시인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에서 시인은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고 하였다. 내 인생을 흔드는 바람을 두려워하지 말자. 내 마음을 슬프게 적시는 비에 괴로워하지 말자. 이 바람이 있어 내 눈은 새로이 하나님을 볼 것이며, 이 비가 있어 인생은 더욱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것이니.



오늘의기도

고난과 역경 앞에서 낙심하지 말고, 더욱 기도하며, 굳센 믿음을 발휘하여 고난 중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새롭게 경험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윤교식 목사/남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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