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표방 정치세력화 안돼

[ 사설 ]

2019년 11월 13일(수) 10:55
선거철이 다가 오면서 또 다시 기독교 정당 설립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 목회자나 기독교인들이 참여하는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기독교계 내에서 회자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해방이후 기독교사회당이 구체화되기도 했으며, 2000년을 전후해서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정당을 설립하자는 주장이 기독교계 일각에서 제기돼 왔으며, 실질적으로 당을 설립해 선거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구체화된 기독교 정당은 뿌리를 내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라는 명칭으로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만 양산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또 다시 정당 설립을 통해 직접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나 기독교계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중심이 돼 개신교(기독교)인과 비개신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식조사 결과 교인들의 5명중 4명은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근 기독교인들이 정치색이 짙은 집회에 참여하는 것도 4명중 3명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기독교를 내세워 이같은 집회에 주도하고 있는 인물에 대해서도 대표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위상을 추락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해왔다. 1970, 80년대 민주화 과정에서 정치적 이슈에 깊이 참여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개인별로 정당에 참여하기도 했으나 기독교를 표방한 정당 설립은 표면화하지 않았다. 기독인의 정치 참여와 기독교를 표방해 정치 세력화하는 정당정치 참여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따라서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치 세력화하는 기독교 정당 설립은 여전히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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