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슬픈 여자

[ 가정예배 ] 2019년 11월 20일 드리는 가정예배

윤교식 목사
2019년 11월 20일(수) 00:10
윤교식 목사
▶본문 : 사무엘상 1장 9~18절

▶찬송 : 91장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이 말 그대로 우리는 타인의 내면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도 없고,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 고민과 슬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알 수도 없다. 뒤집어 표현하면 나 역시 타인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픈 사연들을 품은 채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사사시대가 저물어갈 무렵, 에브라임지파 경내에 엘가나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그에게는 한나와 브닌나라는 두 명의 아내가 있었다. 그 중에 브닌나는 자식이 있고 한나는 자식이 없었으므로, 한나는 큰 슬픔을 간직한 채 살아야 했다. 남편에게 소외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한나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을 것이다. 더군다나 경쟁 관계에 있던 브닌나가 함부로 던지는 말들은 한나의 가슴에 비수처럼 상처를 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나는 이 모든 고통과 슬픔을 기도를 통해 극복하고 있는데, 그의 기도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한나는 눈물로 기도했다(10절).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고귀한 액체가 있다고 한다. 피는 생명을, 땀은 근면을 그리고 눈물은 진실함을 드러낸다고 한다. 한나는 하나님께 기도하되 진실한 기도를 드렸다. 미사여구를 나열하는 기도가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슬픈 사연들을 숨김없이 하나님 앞에 토로하며 눈물로 기도하였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시 51:17)" 하나님은 성도들이 드리는 눈물의 기도, 곧 진실한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응답하여 주신다.

둘째, 한나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기도했다(11절). 히브리어 '차바오트'는 명령과 규율을 따라 움직이는 큰 무리 혹은 떼를 의미한다. 한나는 자신의 기도를 듣고 계신 하나님을 '야훼 차바오트', 만군의 여호와라 부른다. 하늘의 무수한 별들도, 천군과 천사도,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군대도 모두 하나님의 통치 아래 있음을 믿고, 전능하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믿음의 기도를 드린 것이다.

셋째, 한나는 오래 기도하였다(12절). 하나님께서는 다급한 중에 드리는 성도들의 짧은 기도에도 응답하신다(느 2:4~8). 그럼에도 우리가 오래도록 기도해야 할 이유가 있으니, 슬픔이 가득한 우리의 심정을 하나님 앞에 통하게 하려 함이다. 샴푸용기를 뒤집어 놓고 한참을 기다리고 있으면 밑바닥에 남아 있던 액체가 흘러나오듯이, 우리 영혼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는 슬픔과 고통 역시 하나님 앞에 쏟아져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슬픔과 고통이 내 마음을 짓누를 때, 아무에게도 그 고민을 털어 놓을 수 없을 때, 우리는 한나처럼 오래 기도해야 한다.

진실하게, 하나님을 신뢰하며 마음을 통하는 기도를 드릴 때, 하나님은 그 옛날 한나에게 응답하신 것과 같이 오늘 우리에게도 "평안히 가라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고 응답하실 것이다.



오늘의기도

한나처럼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믿고, 눈물로 기도하오니 우리의 슬픔을 하감하여 주옵소서. 모든 괴로움에서 건져주시고 평안과 위로를 더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윤교식 목사/남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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