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이만희 교주 사후, 한국교회의 대처

이탈 성도 받아들일 준비 필요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9년 10월 28일(월) 07:02
"이만희 씨가 죽으면 어떻게 하실 거에요?" "안 죽습니다. 구원이 있기 때문에 절대 안 죽습니다. 영원히 사실 겁니다." 지난 10월 21일 오후 9시 고양시 대화역 인근에서 홍보중인 관계자가 말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의 성도 수가 20만 명을 넘은 가운데 신천지 교주의 사후가 주목된다. 신천지의 수가 줄어들거나 와해될 것이라는 장밋빛 예상도 있지만 오히려 부정적인 예견도 많다. 이단사역자들은 교주 사망 후 신도들의 대거 이탈, 위장교회의 난립 등을 예상하며 한국교회가 지금부터 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8월, '종교 사기 집단 신천지 이만희 교주 사후 대비'를 주제로 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구리상담소장 신현욱 목사는 "1931년생, 올해 나이 89세인 이만희 교주의 육체영생 사기극의 끝이 보인다"며, "최근 병원에 출입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하고 지병의 소문도 들린다. 천년 왕 노릇의 꿈이 산산조각 날 시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교주 사후 예상 시나리오로 신 목사는 "전체 신도 중 20~30%, 4만~6만명 이상 신도들은 사망 소식에 즉시 이탈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70~80%까지 이탈할 것"이라며, "이탈자 중 30~40%는 정통교회로 회심, 10~20%는 다른 이단으로 빠지거나 신천지 아류로 흡수, 50~60%는 회의를 느끼고 신앙을 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대로 신천지 성도들이 이탈 후 한국교회에 발생할 문제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신천지 성도들이 기존교회에 들어와 혼란이 일어날 수 있고, 신천지 성도들이 세운 위장교회들로 교단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염려한다.

지난 3월 열린 광주동노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광주상담소장 임웅기 목사는 교주 사망 후 이탈 교인이 지역 교회의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 목사는 "이단 교주가 죽어 신천지 성도들이 교회에 오면 기존 교회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며, "기존 교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교육받은 이들의 사상을 정리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교회를 파괴하는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천지 교인의 이탈로 인한 기존교회의 혼란, 위장교회의 난립 등의 문제에 대해 한국교회가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이단사역자들은 지적한다.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대표회장 진용식 목사는 "신천지 성도들은 자신과 이만희 교주가 절대 죽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데 교주 사망시 50% 이상이 이탈할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10만명 이상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이들은 이만희의 실상 반증을 가르쳐줄 수 있는 기존 교회로 찾아올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이들을 위해 실상 반증에 대해 가르쳐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현대종교 이사장 탁지일 교수는 신천지 이탈 신도를 위해 변증적 차원의 반증교육을 넘어 회복과 치유의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탁 교수는 "신천지 이탈 신도에게 무엇이 잘못됐다고 틀린 점을 지적하는 것을 넘어 그 안에 새로운 것을 넣어주어야 한다"며, "이들을 위해 교회의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이들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이단으로 전전할 위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만희의 죽음은 문제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 그는 "한국교회가 박태선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이만희가 나타났고 문선명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정명석이 나타났다"며, "이만희의 사후를 예측하며 수동적으로 기다릴 때가 아니라 지금이야말로 신천지에 대한 공세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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