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본을 보여주신 집사님

[ 목양칼럼 ]

안영표 목사
2019년 11월 01일(금) 00:00
필자가 부목사로 사역할 때였다. 어느날 새벽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김 집사님이 본당 통로에 털썩 주저 앉아 큰소리로 울고 바닥을 손바닥으로 치며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땅을 되찾게 해주세요. 땅을 찾게 해주세요…" 무슨 사연인지 궁금해 집사님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땅을 되찾게 해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기도하세요?" 그러자 집사님이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땅을 시숙이 서류를 조작해 갖고 빼앗아 가져가 버렸습니다. 너무 억울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집사님의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과 함께 살 길이 막막한 형편이었다. 집사님은 '땅을 찾아야만 아이들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새벽마다 교회에 나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던 것이다. 목사로서 그날부터 집사님을 위해 함께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세월이 어느 정도 흘러 집사님이 간절히 기도해온 땅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너무나 다행히도 집사님이 재판에서 승소해 시숙에게 빼앗겼던 땅 100평을 되찾게 되었다. 기쁜 소식을 전해 듣고 기도에 대해 새삼 좋은 생각을 품게 됐다. '그렇구나, 성도들은 그저 전능하시고, 모든 만물의 주가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면 응답 받을 수 있구나.'

김 집사님이 당시 어찌나 간절하고 힘있게 큰 소리로 부르짖어 기도했는지 지금도 필자는 기도시간이 되면 집사님이 기도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어디서 잘 살고 계실까?''지금쯤이면 나이가 많이 드셨으니 천국에 가셨을까?' 집사님의 소식이 궁금하고 살아계신다면 꼭 한번 다시 만나고 싶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행복한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김 집사님은 목사인 필자에게 실천적인 행동으로 기도의 본을 보여주셨다. 강단에서 기도에 대한 설교를 하게 되면 '김 집사님처럼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성도들에게 힘주어 말하곤 한다. 수많은 교인들이 아직도 기도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본다. 기도는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꼭 깨달았으면 한다. 성경은 기도란 하나님과 사귀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 성도와 하나님이 주고 받고 얘기하는 귀한 시간, 그것이 바로 기도이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하나님 앞에서라면 체면을 따질 필요가 없으며, 그분 앞에서는 아름답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기도할 필요가 없다. 자녀로서 아버지께 무엇이든지 달라고 간청할 수 있다. 김 집사님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며, 기도의 방법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기도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목회를 해왔음에 감사한다.

"기도의 작은 답안을 주신 김 집사님 사랑합니다."

오늘도 한국교회와 대한민국과 사랑하는 가정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 목회자로서 기도하는 것 외에 더 좋은 것이 무엇이 또 있겠는가.

안영표 목사/반석중앙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