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점심은 '영적 충전'의 시간

창립 50주년 맞은 영락교회금요직장인 예배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10월 25일(금) 08:27
매일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면서 끊임없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살아남는 곳이 직장이다. 이 고된 환경 속에서 '누구나 가슴 속에 사직서 한 장 쯤은 품고 산다'는 말은 직장인의 애환을 사실대로 담아낸 '가슴 아픈' 현실이다. 특히 크리스찬들은 과중한 업무 외에도 직장 내 비윤리적인 문화와도 매일 싸워 이겨내야 한다. 그 누구보다 예배를 통해 치유받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도움이 절실한 이들이 바로 직장인들이다.

지난 50년 동안 한결같이 고된 환경에 지친 직장인들에게 영적 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일터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격려하는 '직장인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서울노회 영락교회(김운성 목사 시무) 금요직장인예배는 한국교회 처음으로 '직장인으로서의 선교적 삶'에 관심을 갖고 '직장인예배'를 드렸다.

지난 1969년 9월 6일 박조준 부목사가 직장인성경공부를 인도하면서 시작된 금요직장인예배에는 직장은 물론 교단도 직분도 다양한 200여 명의 직장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 "금요일 점심은 하나님과 드세요!"를 캐츠프레이즈로 매주 금요일 '생명의 양식'과 '육체의 양식'을 나누고 강퍅한 심령을 '토닥토닥'이며 크리스찬 직장인들의 힐링이 되고 있다. 간단한 점심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기독교인 동료를 초대하기도 하고, 식사 해결을 위해 노숙자들도 일부 참석해 함께 예배를 드린다.

지난 50년 동안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는 구조조정, 비정규직 확대 등으로 예배 참석자가 줄거나 바뀌기도 했고 청년 직장인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고.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는 "'주말교회'가 '주중교회'로 변신해야 한다"면서 "직장인예배는 땅끝에서 사는 '선데이 크리스찬'들이 '에브리데이 크리스찬'으로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관심을 드러냈다. 직장인예배를 담당하는 신주현 목사는 "주변 직장을 찾아다니며 신우회 관계자들도 만나고 전도활동을 한다"면서 "직장인 예배는 직장 내 신우회의 성경공부 선교활동을 돕는 전진기지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교단을 초월해 서로 교제하고 협력하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실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직장인 예배는 바쁜 점심 시간을 쪼개 예배에 참석하기 때문에 바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 소통을 갖기 어렵다. 그러나 영락교회는 예배 기도와 특송 등에 직장인들이 직접 참여하고 직장인들로 구성된 찬양대가 39년째 운영되어 예배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직장인 예배 찬양대 지휘자로 39년을 섬겨온 국민대 교수 이의용 장로는 "기독교 직장인들이 직장 내에서 신앙적으로 일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동의 의미, 직업 가치관, 성경적 경영관, 생활 윤리, 대인관계, 리더십을 신앙적으로 조명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직장인 예배의 과제로 △도심의 교회가 평일 직장인 예배를 신설해 직장인 선교의 거점으로 삼을 것 △예배 형식을 벗어나 비신자들도 참여하는 프로그램 운영 △직장인 예배를 중심으로 신우회들 간 네트워크 형성 및 모임 장소 제공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장로는 "관청의 직장인들은 대부분 학력이 높고 직장생활을 오래했다"면서 "직장인예배가 주일예배의 축소판이 아닌 직장인의 삶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영락교회 금요직장인예배가 시작되면서 도심 곳곳에 직장인예배가 활성화 됐는데 대표적으로 종교교회, 서소문교회, 정동제일교회, 새문안교회, 남대문교회, 연동교회 등이 직장인예배를 운영 중이다. 영락교회 금요직장인예배 창립 50주년 기념예배는 오는 11월 1일 금요정오예배 진행된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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