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속 교회의 역할...'자랑' 보다는 '반성'

NCCK, 제1차 한국 기독교 사회운동사 심포지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10월 10일(목) 16:14
오는 2024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NCCK)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남긴 한국교회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한국사회의 변화와 발전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1차 한국 기독교 사회운동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한국 기독교 사회운동의 광범위한 활동과 영역에 대해 그 성격을 규명하고 개념을 설정하기 위한 첫 모임으로, '기독교 사회운동의 정체성'이라는 주제 하에 △한국 기독교 사회사상론의 성찰과 비전을 통해 본 한국 기독교 사회사상의 보편성과 특수성(발제:신광철, 논찬:김영명) △한국기독교 사회운동이 걸어온 길:보편성과 특수성(발제:하희정, 논찬:강종권) △연구 동향으로 본 한국 기독교 사회운동 인식(발제:김명배, 논찬:고지수) 등의 발제와 논찬,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본격적인 발제 전 인사를 한 서광선 박사(전 이화여대 교수)는 "역사를 돌아봄이 찬양과 자랑, 욕망의 선전물이 되어서는 안되고 회개의 고백, 죄책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며 "한국기독교 사회운동사는 에큐메니칼적인 하나님 나라의 정치운동사, 그리고 한국 기독교의 참회록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발제를 한 신광철 교수(한신대)는 기독교 사회운동사에 대한 학술, 학위 논문이 미약하고, 그것도 인물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는 측면에서 제도권 차원에서 인문사회과학의 주요 논제가 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체계적 성찰을 통해 현대 한국 기독교의 민주화, 인권운동과 통일운동 등을 텍스트로 한 한국 기독교 사회사상론의 시대적 확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 기독교가 걸어온 사회적 행보들을 되짚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은 하희정 박사(감신대)는 이날 발제에서 한기총으로 대표되는 기독교 보수 진영에 대해 "기득권 카르텔의 지킴이로 자처하며, 스스로 반공이념의 보루가 되어 민주정권의 개혁정책들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고, 사회의 공공적 가치가 아닌 교회라는 종교집단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대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진보 진영의 기독교 사회운동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와 밀착행보를 보일수록 교회대중과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는 진보진영의 딜레마가 현실적 도전으로 다가왔다"며 재정 확보와 인력 충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마지막 발제를 한 김명배 박사(숭실대)는 "(개신교회의 사회참여) 분야에 대한 연구에 있어서 1980년대의 기독교 사회참여 운동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상당히 미진한 것이 사실"이라며 △1980년대 이후 기독교 사회참여에 대한 역사적 사실의 규명과 반독재민주화운동에 대한 세밀한 연구 △한국 사회의 전체 민주화운동과의 관련성 연구 △1990년대 이후 기독교 사회참여운동이 급격히 후퇴 또는 소명해 간 현실에 대한 분석 등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발제 후에는 박종렬 목사(인천주거복지센터 이사장)와 권혁률 교수(성공회대)가 기독교 사회운동에 관한 증언을 했다.


표현모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