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수습안 후폭풍…교계 단체 비판 거세

비대위·세반연·기독법률가회·장신대 학생회 등 비판 성명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9년 09월 27일(금) 15:47
서울동남노회 비대위원들이 명성교회 수습안 통과 후 총회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안이 통과되면서 대부분의 사회 언론이 비판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목회지 대물림 반대운동을 펼쳐오던 교계 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성교회 목회지 대물림 반대운동의 정점에 있던 김수원 목사와 서울동남노회 비상대책위원회측은 "이번 수습안 통과는 법과 원칙을 잠재하고 법 아닌 법을 만든 굉장히 위험한 선택"이라며 "앞으로 총회가 법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이런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김수원 목사는 "수습전권위원회에게 우리가 원하는 바를 이야기했던 것뿐이고 수습안 발표 당일 오전에서야 수습안을 문서로 확인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합의를 하고 서명을 한게 아니다"라며 "이 수습안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총회가 수습안을 결의했기 때문에 일단 순종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워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이하 세반연)도 26일 '명성교회 세습 허용한 총회 결의에 대한 논평'을 내고 총회 수습안 통과 결의에 대해 비판했다.

세반연은 "이번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제104회 총회는 지긋지긋했던 명성교회 불법 세습 사건을 매듭지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오히려 명성교회 불법 세습을 묵인하고, 더 나아가 교회들이 세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며 "이 결정으로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와 일부 세습지지 교인들이 받는 타격은 하나도 없다. 어차피 2021년 1월이 되면 김하나 목사는 위임목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기독법률가회(CLF)도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정으로 명성교회가 예장통합 교단을 이탈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교회는 또다시 큰 충격과 고통을 받게 되었다"며 "명성교회 세습이 무효임을 확인하는 재심판결로 인해 한국교회가 교회세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주어졌으나 예장통합 총회는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입장문에서는 "이번 결정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교회가 짠맛을 잃어서 쓸 데 없어진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이 세상을 썩게 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며 "한국교회에서 복음에 대해 배웠고 한국교회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명성교회 세습철회와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교수 모임(세교모)'도 성명을 통해 "수습안은 목회지 세습을 금지한 본교단 헌법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며, 교회 안 성도들과 교회 밖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일 뿐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거스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교모는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는 총회 재판국의 판결을 이행하여 즉시 목회지에서 물러나고 다시는 명성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어서는 안됨 △명성교회 당회는 불법세습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은퇴한 김삼환 목사는 즉시 교회를 떠날 것 △이 결의는 총대들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잘못임을 인정하고 애통함으로 회개하며 우리 스스로 죄악으로부터 돌이킬 것 등을 촉구했다.

장신대 총학생회 등 장신대 10개 학생 자치 기구는 성명을 통해 "명성교회와 교단을 함께 살게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명성교회는 살고 한국교회는 죽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신대 학생들은 "말씀으로 교회를 새롭게 하겠다는 총회의 주제는 철저하게 실패했다. 왜냐하면, 총회가 주님의 말씀보다 이해관계를 더 굳게 붙들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신학생들은 수습전권위원회의 수습 방안과 이에 대한 총회의 결정에 깊을 절망감을 느끼며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우리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저항의 뜻을 밝혔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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