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사고와 질병, 기적적인 회복

[ 땅끝편지 ] 우간다 편 9

박석출 목사
2019년 09월 24일(화) 00:00
제2회 캄팔라목회자훈련학교 제자들과 함께 빅토리아 호수 안에 있는 소웨(Sowe)섬에 전도여행(outreach)을 떠나는 배를 탄 필자.
박석출 선교사 가족사진.
나일강의 근원지가 있는 진자(Jinja)에서 캄팔라로 오는 도로는 중앙선을 두고 양 방향으로 차들이 위태롭게 달린다. 2015년 4월, 그 도로에서 아주 심한 교통 사고를 당했다. 엄청난 속도로 달리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해서 필자의 차를 정면 충돌했다. 차의 앞부분이 완전히 망가졌다. 다행히 뒷좌석에 있던 아내와 아들이 안전밸트를 했기 때문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아내와 필자는 오래도록 고통에 신음하며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았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도에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아들에게 허리와 다리에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되었다. 통증이 너무나 심한데도 열악한 의술로는 진단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으로 와서 진단한 결과 허리디스크라고 했다. 필자도 매일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어깨의 통증이 심했다. 한국에서 진단한 결과, 어깨 근육파열, 어깨 석회성건염, 어깨 충돌증후군이 삼중으로 겹친 병이라고 했다. 아내도 여전히 교통사고 후유증을 앓았고, 체온조절 장애증상으로 고통을 겪었다. 어쩔 수 없이 9년 만에 안식년 겸 치료기간을 가졌다.

아들은 앉아있기 힘들어서 수 개월 누워서 지냈다. 그렇다고 대학입시를 위해 학업을 중단할 수는 없었다. 통증과 싸우면서 공부도 해야 하는 힘겨운 시간들을 보냈다. 필자에게 가장 큰 고통은 상황은 절박한데, 기도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지난 9년 동안 매일 기도와 찬양에 전념할 수 있었는데... 어느 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은혜가 없이는 너는 단 몇 분도 기도할 수 없다." 그 음성은 숨어있던 교만을 드러내었고, 미지근해진 마음에 새로운 불을 붙였다. 은혜 없이는 한 순간도 기도할 수 없구나! 깨닫고서 눈물로 회개하며, 은혜를 구했다. 아내는 늘 교회에 들어와서 앉는 순간부터 통곡의 눈물을 흘리며 부르짖었다. 감사한 것은 한국의 '미전도 종족'이라고 하는, 청소년기의 아들이 옆에 앉아서 함께 기도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어느 고등학생이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에까지 참석하겠는가! 허리통증에도 불구하고 기도회에 나와서 기도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불같은 연단을 통해 하나님께서 아들을 쓰시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아들은 완전히 변해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또 밤에 자기 전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항상 성경을 읽고 기도하며, 하나님을 위해 어떻게 살까 고민하는 청년으로 변했다.

건강이 완전히 무너졌던 우리 가족은 예배 때마다, 설교 때마다 성령의 강력한 위로와 치유를 경험했다. 성령의 터치와 근육운동 치료를 통해 아들과 필자의 병이 단기간에 기적적으로 나았다. 낫고 보니 믿기지가 않을 정도였다. 2017년 가을, 어느 주일날, 설교말씀 중에 서서평 선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도전하실 때,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때 하나님께서 다시 선교지로 부르셨다. 그 후, 기도 중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우간다에 있는 내 종들이 너를 보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또 사역을 위해 기도할 때, 주님은 오직 한 말씀만 주셨다. "사랑은 오래참고…" 그리고 예수님이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해보라고 하셨다. 주님은 거창한 사역이나 결과물보다 예수님을 닮고자 하는 내면에 더 관심이 많으시다. 무엇보다 겸손하고 거룩한 성전 되길 간절히 원하신다. 기적적으로 회복시켜주시고, 다시 부르셔서 선교지로 보내주신 주님의 은혜가 너무나 놀랍고 감사하다.

박석출 목사/총회 파송 우간다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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