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정기총회 박상진 교수 특강<2>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9월 26일(목) 08:35
II. 기독학부모: 두 번째 거듭남



청소년 시절에 불렀던 영어 복음성가가 있다. Are you a C? 라는 노래다. Are you a C? Are you a C? Are you a Christian? 이라는 가사다. 당신이 크리스천입니까? 라는 질문인데, 자녀교육에 있어서는 당신이 크리스천 부모입니까? 라는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 크리스천 부모는 두 번의 거듭남이 필요하다. 대학 다닐 때에 학교 캠퍼스에서 전도하는 선교단체 간사가 저에게 묻는 질문이 있었다. 형제님, 거듭나셨습니까? 내가 대답을 한다. "수고하십니다. 저는 목사의 아들이고 교회 다닙니다." 그러자 다시 질문을 했다. "그게 아니고 거듭나셨습니까?" 그 사람을 피해서 황급히 떠났지만 그 분의 질문이 계속 뇌리에 남았다. '정말 내가 거듭났는가?' 확실히 '교회 다니는 것'과 '거듭나는 것'은 같은 것이 아니었다. 교회를 나가면서도 여전히 거듭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남이라는 것은 마음 중심의 왕좌에 앉아있던 내가 내려앉고 그 자리에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함으로 '주인'이 바뀌는 중심적 변화다. 우리 모든 성도들이 단지 '교회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진정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런데 크리스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한 번의 거듭남이 더 필요하다. 자녀교육에서의 거듭남이 필요하다. 이것이 두 번째 거듭남이다. 자녀교육에서도 예수를 믿어야 한다. 자녀교육의 중심 왕좌에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셔 들여야 한다. 자녀교육에서도 주님의 주님 되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크리스천 부모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부모 자신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첫 번째 거듭남을 경험했으면서도 자녀교육은 여전히 세속적인 부모들이 너무나 많다. 내 삶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앉아계신다고 생각했는데 자녀교육의 영역에서는 내가 주인이 되어 있는 것이다. 세속적인 방식 그대로 자녀를 교육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초등학교 1학년에 자녀를 입학시킨 새내기 학부모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같은 반 엄마들이 만났는데 두 가지 주제의 대화만 했다는 것이다. 하나는 부동산이고 다른 하나는 자녀교육이었단다. 그 새내기 엄마는 전세, 연립주택에 살고 있는데 주위의 엄마가 여러 번 자가인지 전세인지, 아파트인지 연립인지를 물어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교육이 좋은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계속 그런 식으로 애 키우면 안 된다는 식으로 불안감을 조성하더라는 것이다. 그 중에는 교회 다니는 이도 있었는데 부동산과 자녀교육만큼은 세속적인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교회의 젊은 엄마들이 구역모임에서 자녀교육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교회 다니지 않는 엄마들과 거의 차이가 없음을 발견한다. 자녀를 명문대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는 얘기 같은 것이 오간다. 할아버지의 재력, 자녀의 체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도우미 아줌마의 충성심 등이다. 우유 시리즈도 있다. 어릴 때에는 천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인슈타인 우유를 먹이다가 서울우유, 연세우유, 건국우유, 지금은 저지방우유를 먹인다는 내용이다.

부모세미나를 했을 때 딸 둘이 있는 여집사님이 앞자리에 앉았는데 큰 딸인 중3 딸 아이 이야기를 했다. 그 아이는 아침마다 큐티를 한 시간씩이나 한다는 것이다. 자기가 그 딸에게 말했단다. 너 아침 시간에는 수학공부 좀 하고 큐티는 점심 먹고 졸릴 때 하면 안되니? 그러면서 그 아이에게 큐티를 가르쳐준 중등부 전도사님이 너무 밉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제가 그 집사님에게 그 아이가 아침마다 큐티를 하는 것에 대해서 감사할 날이 올 거라고 말씀 드렸다. 정말 부모가 교회 다니는 부모로 끝나지 않고, 자녀교육이 거듭나야 하는데 이것이 두 번째 거듭남인 것이다. 이 두 번째 거듭남이 일어나는 학부모가 진정한 기독학부모다.

기독학부모는 두 가지 단어의 합성어다. '기독'과 '학부모'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느냐에 따라 4가지 유형의 기독학부모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기독'학부모다. 이것은 '기독'은 강조되지만 학부모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모를 의미한다. 이런 부모는 신앙생활 열심히 하고 교회 봉사도 앞장서서 하지만 학부모로서의 사명을 소홀히 하는 부모다. 이를 교회봉사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둘째는 기독'학부모'다. 이 유형은 '학부모'로서의 역할을 위해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는 부모다. 그러나 기독교적이지 않다. 이를 세속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많은 교회 다니는 부모들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안 믿는 학부모와 거의 차이가 없다. 셋째는 '기독'과 '학부모'가 분리되어 있는 분리형이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자녀 교육에 대해서도 열심이지만 이 두 가지가 전혀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이중적인 모습이다. 마지막 네 번째가 우리가 추구해야 할 '기독학부모'로서 통합형이다. 기독이 학부모에 스며들어 있고, 학부모는 기독 안에서 그 의미를 발견한다. 성경적인 학부모의 모습을 갖는다. 진정한 통합형으로서의 성경적인 기독학부모, 두 번째 거듭남이 일어난 기독학부모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상진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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