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교육, 1분 전화기도

[ 잘가르치는교회 ] 24

이의용 교수
2019년 09월 25일(수) 00:00
이 칼럼을 시작하면서 '교육=육교'라고 비유한 적이 있다. 육교는 여기에서 저기로 건너가게 해준다. 교회교육은 삶을 변화시켜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기 중심적 삶을 하나님 중심적 삶으로 전환시켜주는 것이다. 그 육교 역할을 하는 이들이 바로 목회자, 교사들이다.

결혼과 결혼생활이 다른 것처럼, 신앙과 신앙생활은 전혀 다르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처럼 결혼은 짧은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지만, 결혼생활은 평생 동안 이뤄진다. 결혼식 주례 역할은 쉬워도, 신혼부부의 결혼생활 멘토 역할은 길고도 어렵다.

필자가 교수들에게 교수법을 강의하면서 늘 강조하는 게 있다. "수업은 강의가 아니다!" 강의는 수업의 일부분에 불과하므로 강의에만 의존해서는 효과가 적다. 학습자를 수업에 참여시키고 교수자와 학습자, 학습자와 학습자가 상호작용하고 스스로 체험하게 하여 자기 주도 학습을 이루게 해야 효과가 있다. 지식 중심의 학교교육도 그러하거늘,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교회 교육이 '일방적인 강의' 방식에 안주한다면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삶에 변화를 주지 못하는 교양강좌 같은 강좌는 유튜브에 수북히 쌓여 있지 않은가?

학교와 달리 교회는 교사와 학생(성도)이 함께 하는 시간이 한 주간에 한 두 시간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신앙생활은 고사하고 신앙을 가르치기도 어렵다. 그럴수록 교사는 학생의 삶 속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야 그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아울러 그가 구체적인 삶에서 작용하고 실천해볼 수 있는 실천 계획(Action Plan)도 꾸준히 제시해줘야 한다.

평일에 학생과 소통하는 좋은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 필자가 직장 생활을 할 때 가끔 전화를 걸어 기도로 응원을 해주던 목회자가 있었다. 대뜸 전화를 걸어 "지금 시간 되죠?" 그리고는 1분 정도 기도를 해주곤 했다. 조용히 듣고 있다가 "아멘!"만 하면 되는. 내 교회 목회자보다 더 고마운 사람이었다. 사실 신앙생활을 하기에 가장 어려운 '땅끝'은 일터다. 그곳에서 정신없이 일하며 지친 영혼을 찾아 위로해주는 1분 기도는 삶에 활력소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아는 어느 교사도 그렇게 한다. 매주 토요일 저녁 무려 3년간이나.

1분 기도는 학생의 삶을 변화시켜줄 수 있는 훌륭한 교수방법이다. 1분 기도는 삶의 현장에 하나님이 동행하고 계심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교사의 사랑도 깊이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신앙생활의 현장이 어디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성경말씀이나 격려문을 복사하여 카톡 같은 걸 통해 동시다발로 보내주는 것은 이제 지양했으면 좋겠다. 교사나 목사가 자기 목소리로 오직 나에게만 직접 기도해줄 때 학생(성도)은 무엇을 느낄까. 궁금하다면 일단 한번 해보기 바란다. 교인들 모아놓고 한꺼번에 뭘 가르치려 하기보다, 일대일로 찾아가는 교육, 1분 전화 기도를 시도해보자.

이의용 교수/국민대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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