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밀도 있게 살아내는 커쇼

[ MLB 커쇼가 사는 법 ] <2>

소재웅 전도사
2019년 08월 31일(토) 09:00
MLB.com의 커쇼 페이지.
#커쇼만의 특별한 '아우라'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만났다"는 표현을 종종 사용한다. 교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무척이나 생소한 이 표현은 사실 검증할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만나기 전'과 '예수님을 만난 후'를 가르는 하나의 척도가 있다면, '삶을 향한 집중력의 변화'이다. 예수를 알기 전 허송세월하던 사람들도 예수를 제대로 알고 만난 뒤에는 꽉 찬 삶을 살게 된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분명한 목적이 생겨나고, '실은 내게 주어진 삶이 선물 같은 삶'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커쇼의 삶을 상징하는 다양한 키워드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집중력'이다. 커쇼의 삶에서는 농도 짙은 집중력이 느껴진다. 경기장 마운드 위에서 보여주는 커쇼의 집중력은 1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커쇼만의 특별한 아우라다. 덕아웃의 커쇼도 마찬가지다. 마운드에 서는 날이든 서지 않는 날이든 덕아웃에서 선수들과 관계를 맺을 때 커쇼는 커쇼만의 집중력으로 덕아웃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그리고 이미 널리 알려진 그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꼼꼼한 연습'에는 당연히 커쇼의 집중력이 총동원된다.

그의 아내 앨런 커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했다.

"잠비아 고아 어린이의 손을 처음 잡는 순간 삶의 모든 부분이 변하게 되죠. 왜냐면 정말 거대한 가난의 그림자에게 짓눌리고 있는 한 아이의 상황을 실질적으로 대면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만약 당신만이 이 한 아이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하나님께서 당신 삶 전체를 부르신 이유일 수 있겠죠."



#비시즌엔 잠비아로 선교봉사

클레이튼 커쇼에게 있어 잠비아 어린이들과의 만남은 또 하나의 결정적인 만남이었다. 덕분에 커쇼 삶은 더욱 더 집중력 있게 변해갔다. 야구장에서 커쇼가 보여주던 집중력은 야구장 밖으로도 활발히 뻗어가게 되었다. 삶의 질 자체가 바뀌어 버린 것이다. 야구 시즌을 마치고 시작되는 비시즌이면 클레이튼 커쇼는 아내 앨런 커쇼와 잠비아로 선교 봉사를 떠난다. 덕분에 그의 삶은 야구 시즌과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하나의 목적을 향해 밀도 있게 채워져 있다. 그 목적은, 커쇼가 미디어를 통해 이미 수차례 이야기했듯 "자신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의 느낌은 한국 선수들이 팬들에게 풍기는 느낌과 여러모로 다르다. 얼핏 보면 설렁설렁 경기를 뛰는 듯한, 경기 중 치는 장난까지도,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때론 진지해보이지 않기도 한다. 아마도 이건 미국과 한국이라는 대조적인 문화에서 오는 차이일 거다. 그러나, 실상 미국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 이상의 경쟁 속에서 매일매일 압박감을 견뎌내기 위해 발버둥친다.

커쇼 역시 마찬가지다. 현역 선수 중 최고의 투수로 꼽히지만, 그 역시 매일 살얼음판을 걸으며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쇼가 그 피 말리는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분명한 목적 가운데 매일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짜놓은 기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맹목적으로 질주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차원이 다른 목적을 세우고 정확하게 달려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커쇼는, 물론 후자다. 무척이나 선한 인상을 가졌지만, 소속팀에서도 커쇼가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분명한 목적 속에 집중력을 가지고 달려가는 사람들에게서만 풍기는 아우라 덕분.

"만약 어떤 사람이 도무지 믿음이 뭔지 전혀 모르겠다, 라고 한다면 간단해요. 예수님이 우리를 구원하셨잖아요. 예수님만이 해답이고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진리밖엔 없어요. 그는 구주시고 모든 만물이 그를 위한 것이고, 모든 선한 것은 그로부터 나온다는 거예요. 당신이 믿든 안 믿든 이건 변하지 않는 진리에요."

커쇼의 고백이다.

누군가 믿든, 믿지 않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쥐고 있는 청년 커쇼. 그의 가슴에 살아있는 진리 때문에 커쇼는 오늘도 '순간'을 '밀도 있게' 살아가는 중이다. 이게 바로 커쇼가 사는 법이다.

소재웅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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