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캠퍼스 부지 매각 승인…개발만 남아

매각 기금 100% 배민수 정신 계승에 쓸 것 VS 공간 훼손이 정신 훼손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9년 08월 26일(월) 07:24
연세대학교(총장:김용학) 삼애캠퍼스 부지가 교육부의 매각 승인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연세대학교는 지난 6월 25일 삼애캠퍼스 부지 매각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고, 7월 8일 승인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사립대학정책과 이상민 씨는 "교육용 기본재산일 경우 실제 교육목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처분 금액을 100% 교육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문제가 없다"면서 "학교장이 동의하고 이사회의 의결 등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법적으로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매각 승인 절차 과정에 따른 정보공개 요청에 대해서는 "매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어떤 정보도 공개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라고 거절했다.

이에 대해 연세대 이사인 이성희 원로목사(연동교회·연세 자산개발위원)는 "사실이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토지이용변경 등 여러 절차가 남아있고 고양시와 학교 양측이 절충해야 할 사안들이 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또 삼애캠퍼스 개발과 함께 "삼애교회와 배민수 기념 도서관 확장을 계획 중이고, 평생교육기관이나 지역문화센터 등 부대시설이 '삼애'라는 이름으로 조성될 계획"이라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과 기독교적 가치와 삼애정신에 공감하는 자리를 만들면서 배민수 목사님의 정신을 기리고, 기증 조건도 지속적으로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애교회 교인인 김홍열 교수(전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공간을 훼손하면서 정신을 이어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유족들도 지금 상황에 대해 난감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해 유족을 만난 총회 농어촌선교부 전 총무인 박노원 목사는 "연대는 유가족 동의하에 진행한다고 했는데 다 거짓이었다"면서 "현재 진행과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배 목사님의 나라사랑 농촌사랑 정신이 담긴 땅에 상업적인 아파트가 건설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홍열 교수는 "연대측이 제시한 세페이지로 된 서류 마지막에 '봉안'이라는 단어가 있다. 그러나 서류를 보고 판단을 해야하는 유족들이 '봉안'이라는 뜻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묘지 이전에 대해 전혀 들은 것이 없다고 했다"면서 "봉안이라는 말은 묘지이전을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화장을 해 납골당에 모시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설명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묘지 이전 문제는 중요한 문제고 현행법상 아파트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유족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하는데 연대가 왜 유족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유족들은 묘지 이전에 관한 사항은 어떤 것도 듣지 못했고, 봉안이라는 말도 몰랐으며 사실이라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아울러 "향후 묘지 이전과 관련해 연대 측이 어떤 행동을 취할 때 유족들이 많이 당황할 것이 염려돼 유념해 두시라고 말씀드렸다"면서 "유족들은 법적인 자문을 구하고, 절차를 알아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성희 목사는 "묘지 문제에 대해서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괜한 루머가 확산되면서 유족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면서 "나는 누구보다 배민수 목사님의 정신을 계승하는데 앞장서고 있고 학교가 이를 간과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목사는 "오는 10월 유가족이 한국에 올 예정이고, 그 때까지 잠정적으로 모든 개발계획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서 총회 삼애공동위원회(위원장:김태영)는 "몰랐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비공개로 진행된 연대 삼애기념사업위원와의 간담회에서는 삼애캠퍼스 개발 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총회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는 "연대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말을 아꼈다"고 말한 바 있다. 총회 농어촌선교부 총무 백명기 목사는 "부지매각 요청 및 승인에 관한 정보는 처음 들었다"면서 "유족들의 뜻이 잘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 총무는 또 "총회 입장은 삼애캠퍼스 개발을 무조건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배민수 목사님 유지 계승이 우선되어야 하며 개발하더라도 유족, 삼애관련단체(연세대 농업개발원, 삼애학원 관계자들)와 삼애교회 교우들의 의견을 반영해달라는 것"이라면서 "양측 공동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논의를 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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