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최초 번역자 '피득' 기념 심포지엄

"피득(피터스)의 선교 열정, 선교와 교육의 모범으로 삼아야"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9년 08월 23일(금) 10:44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구약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의 생애와 업적을 조명하고 그를 기념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이승희 박종철 김성복)은 지난 22일 새문안교회에서 한국교회가 기억해야 할 구약성경 번역자, 알렉산더 A. 피터스 목사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기억해야 할 구약성경 번역자 알렉산더 피터스(한국명:피득)'를 주제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 회장 박준서 목사와 주강식 목사(증산로교회)가 강사로 나서 △구약성경 최초의 한국어 번역자 알렉산더 피터스 목사 △한글 성경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끼친 영향 등을 주제로 발제했다.

"성경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번역해 주신 분들은 한국교회가 잊지 않고 감사해야 할 은인"이라고 인사한 박준서 목사는 "피득은 1898년 시편의 일부를 한글로 번역해서 '시편촬요'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로써 우리 민족은 역사상 처음으로 구약성경의 말씀을 우리말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며 "당시 구약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할 사람이 꼭 필요한 때에 하나님은 최적의 인물을 한국 땅으로 보내주신 것"이라고 감사했다.

1871년 러시아의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학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피터스 목사는 1895년 5월 미국 성서공회 헨리 루미스 목사의 권고에 따라 권서의 자격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불과 2년 만에 한국어를 통달하고 한글로 번역된 구약성경이 없던 당시 한국에서 62편의 시편을 한글로 번역하기 시작했고 이를 모아 1898년 '시편촬요'를 출간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신학공부를 마친 후 1904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성경번역위원회 위원으로 구약성경 번역 작업에 동참해 1911년 최초로 구약 전체를 한글로 번역해 출간했다.

박준서 목사는 "피터스 목사는 1941년 70세가 되어 은퇴했다. 46년 동안 헌신봉사한 한국을 떠나 미국 로스엔젤레스 근교 패서디나 시에서 말년을 보내다가 1958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며 "피터스 목사가 한국을 떠난 이후, 유감스럽게도 그는 한국교회에서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말았고, 그의 공적을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를 위해 박준서 목사는 2017년 11월 피터스목사기념사업회를 설립하고 그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했고, 또 계획 중이다.

박 목사는 "서울 양화진 선교사 묘역에 피터스 목사 기념비를 건립하고, 피터스 목사가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 10년 동안 설교했던 220편에 달하는 친필 설교 원고를 책으로 출판하는 일은 한국교회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와 성도들 모두가 참여하여 힘을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발제한 주강식 목사는 "어둠 속에 묻힌 한글을 양자로 끌어낸 자는 서양 선교사들이었다. 복음 전파의 종교적인 목적이었지만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므로 한국 민족에게 개화사상을 보급하고, 계몽을 통한 근대화의 물결을 보다 잘 이해하도록 만들어 주었다"며 그들은 "종교의 고유한 목적인 교회를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교육으로 문맹자를 감소시키며 더 나아가 교회와 사회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논찬자로 나선 안성삼 총장(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은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 선교사가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것은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절묘한 작품을 남기게 했다"며 "한국교회는 말씀의 유산을 숨겨두지 말고 우리 후손들에게 말씀 사랑하는 모습을 더욱 자연스럽게 보여주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림형석 총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피터스 목사는 구약성경의 번역과 함께 영한사전 편찬에도 크게 기여하신 분이다. 선교 초기 참으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보내주신 귀한 선물 같은 분이시다"며 "피터스 선교사의 열정과 헌신의 역사를 한국교회 선교와 교육의 모범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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