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베 신조에게 고(告)함

[ 논설위원 칼럼 ]

이홍정 목사
2019년 08월 21일(수) 08:08
아베 신조여, 3.1운동 100년을 성찰하며 역사정의를 세워 화해를 이루고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통해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을 지어가려는 우리 민족의 평화적 노력은, 당신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행위로 인해 깊은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끊임없이 되살아오는 일제식민주의, 그 수난의 기억의 투쟁 속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노동자 문제와 독도 문제에 대한 제국의 자기변증이 이제는 한반도를 향한 경제침략이라는 노골적 보복조치로 되살아오고 있다.

아베 신조 당신은 일본의 과거사를 반성한 담화들을 수정하고, 전력 보유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하고,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꾸어 일본을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만드는 것을 필생의 정치적 과업으로 수행해 왔다. 당신은 침략자요 가해자로서의 자성보다는 낙인 찍힌 제국의 역사를 변증하고 그 패권을 회복하는 일에 혈안이 되어있다. 당신의 이름으로 대변되는 일본 우익세력은 한국전쟁을 통한 전후 재건의 기억을 되살리며, 한반도의 영구적 분단과 냉전적 갈등상황을, 일본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경제침체를 극복하는 가장 손쉬운 해결책으로 생각하고 있다. 경제침략 속에는 일본이 배제된 가운데 한반도평화프로세스가 결실을 맺고 평화체제가 구축될지도 모른다는 당신의 불안감이 담겨 있다.

아베 신조 당신은 한반도의 분단냉전체제를 자신들의 기득권과 경제이익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삼기 위해 우리 민족의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가로막는 적대적 냉전세력이 누구인지 잘 알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정권이 강제징용노동자 문제에 대한 대한민국 대법원의 배상판결을 문제 삼아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며 경제전쟁을 선포한 작금의 상황에서, 식민지근대화론을 내세우며 대한민국 정부가 굴복할 것을 종용하는 친일냉전세력들이다. 이들은 패전국 일제의 마지막 조선식민지 총독이었던 아베 노부유키의 불경한 예언을 유효하게 만드는 자들이다. 그는 조선인은 일본이 심어 놓은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고 장담하였다. 그는 맥아더 사령부에게 일본식민정책의 유익성을 주장하며, 한반도에 독립된 정부가 세워지면 당파 싸움으로 다시 붕괴할 것이라며 남북공동정부수립을 적극 반대하였다. 그는 선언했다.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그의 예언을 대리하듯, 아베 당신과 당신의 제국이 다시 추한 이름으로 한반도에 돌아오고 있다.

그러나 아베 신조여, 분명히 기억하고 바라보라. 자발적 '노 아베' 운동에 담긴 한국시민사회의 자주, 자결의 정신과 가치를. 그들은 결코 다시 침략자 앞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한·일 양국 종교·시민사회의 연대를 보라. 그들은 당신 아베 정권의 반 평화적 경제침략과 군국주의적 정책에 저항하며, 동북아시아의 정의와 평화, 한반도의 평화경제를 지켜낼 것을 약속하고 있다. 한반도의 역사 정의와 평화는 당신 아베 정권의 제국주의적 경제침략 위협과 타협하며 맞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자신들의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고 이웃 국가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침략의 야욕을 스스로 씻어내지 못하는 침략자와 가해자들에게 무슨 기대할 만한 평화의 미래가 있겠는가? 아베 신조여, 3.1운동 100년의 해가 지기 전에 부디 파멸한 제국의 허망한 탐욕으로부터 당신과 당신의 제국의 신민들을 해방시키라.

이홍정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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