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책임과 역할을 생각해 본다.

[ 4인4색 ]

윤태혁 장로
2019년 08월 14일(수) 10:04
필자가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사람의 마음은 어른이 되는 만큼 커지는 것으로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어른은 누구나 마음이 넓고 존경스러우며 사랑하는 마음도 모두가 넓은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많은 것도 알고, 또 크고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조바심을 가져 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나이 들어 어른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신과 자녀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책임감과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두 자녀에 대한 관심집중과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마치 입시만을 위한 교육환경이 되었고, 이러한 환경 속에 자라온 우리 자녀들의 모습 속에는 마음의 여유보다는 경쟁심과 긴장감만 담겨 있는 것 같다.

더욱이 수많은 정보를 통한 새로운 지식과 광범위한 문화를 접하면서도 정녕 우리 자녀들의 모습 속에는 관용과 포용, 그리고 넓은 마음보다는 오히려 개인주의와 주위 사람들에 대한 무관심으로 가득 찬 모습이다.

어느 학자는 우리가 살아감은 우리의 부모 형제와 수많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보고, 듣고, 배우며 살아가는 배움의 과정이라 했다. 그러나 그러한 배움을 통해 머리로 알고 듣고 이해하는 지식은 높아졌음에도 실제의 생활 속에서 체험되고 쌓아진 지식은 오히려 경쟁심과 자존심만 강해지고, 관용(寬容)이나 배려, 열린 마음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영악스러운 모습만 눈에 띄는 것 같다.

영국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로 알려진 이튼 칼리지(Eden College)는 자신만을 아는 엘리트 보다는 인성교육(人性敎育)을 위주로 하는 교육으로 유명하다. 자신만의 출세나 잘되길 바라는 학생은 원치 않는다는 이 학교는 19명의 총리를 배출한 명문으로 배려와 포용을 키우기 위해 588년 전 헨리 6세에 의해 세워진 이 학교의 교훈이 '약자를 위하여, 시민을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라고 한다.

이토록 인재양성을 위한 거시적 안목과 치밀한 교육계획의 중요성을 생각하면서, 필자는 선진국들의 국민적 의식과 열린 마음을 보며 부러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우리도 언제쯤이면 자녀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고 여유로움과 배려하는 아름다운 마음들로 가득 채워진 밝은 모습들을 볼 수 있을까?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학 입시나 경쟁만을 위한 자녀들의 교육환경 속에서 그들은 무엇을 꿈꾸며 성장하고 있을지 우리의 교육 현실에 답답할 따름이다.

우리는 지나온 역사를 배우며 내일을 계획하고 준비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배려하고 관용을 베푸는 일에는 인색함과 무관심한 모습이다. 어린 시절 어른에 대한 존경심은 지금 너무나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있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지금 얼마나 넓고 큰마음으로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너무나 부족한 모습에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는 지나온 역사 속에 뼈아픈 일들을 되짚으며 보다 체계적이고 폭넓은 교육과 국력을 키우는 일이 이 나라와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생각하며 이튼 칼리지와 같은 교육의 필요성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잠22장6절)



윤태혁 장로/전국장로성가합창단협회 회장, 상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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