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날

[ 주간논단 ]

이용남 목사
2019년 07월 23일(화) 10:00
목사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특강을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목회 경험을 중심하여 한 시간 정도 귀한 시간을 가졌다. 강의가 끝난 후 진행을 맡은 사회자가 귀한 선배 목사를 모셨는데 혹 질문이 있으면 질문을 하라고 하였다. 그때 한 젊은 목사가 손을 들었다.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개인적인 질문인데 괜찮겠느냐고 물어왔다. 그래서 대답할 수 있는 것이라면 괜찮다고 하자 젊은 목사는 "목사님이 살아오는 동안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이 무엇입니까?"라고 하였다.

목회 특강이었기 때문에 목회에 대한 질문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라 처음에는 당황하였다. 그래서 살아오는 동안에 가장 잘한 일을 잠깐 동안 생각해 보았다. 목사가 된 것, 귀한 아내를 얻은 것, 자랑스러운 자식들을 얻게 된 것, 장석교회를 섬긴 것 등 퍽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살아오는 동안 가장 잘한 것 한 가지만을 택하여 답하려고 하니 약간은 망설이게 되었다.

그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마치 분수가 터지듯 바로 이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내가 예수를 내 자신의 구주로 영접한 일이었다. 그래서 당당하게 내 생애에서 가장 잘한 일은, 물론 이것도 내가 한 일이라기 보다는 은혜로 주신 것이지만 예수를 내 자신의 구주로 영접한 일이라고 대답하였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아주 정확한 대답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보다 전 생을 걸고 예수를 내 자신의 구주로 영접한 일을 능가할 만한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퇴를 하고 이제는 살아갈 날보다는 부르심을 받는 날을 기다리는 때가 되어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살아오는 동안에 가장 잘한 일은 주님을 영접한 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정말 최고의 날은 오히려 부르심을 받는 날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깨닫고 보면 우리 인생에 있어 만왕의 왕이신 주님 앞에 부르심을 받게 되는 날 이상 영광스럽고 복된 날이 없기 때문이다. 청교도의 대표적 목회자인 리처드 백스터(Richard Baxter)는 "죽음은 천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라고 말했고, 존 밀턴(John Millton)은 "죽음은 영원한 왕국을 여는 열쇠"라고 했으며, D.L.무디(Moody) 목사는 임종 시 "오늘은 내가 대관식을 치르는 날"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신앙의 선배들도 바로 부르심을 받는 날을 인생의 최고의 날로 받아 드렸다.

구원 받은 우리들에게 있어 무덤 이편에서 우리는 유랑자이고 무덤 저편에서 우리는 시민이다. 이편에서 우리는 고아이고 저편에서 우리는 자녀이다. 이편에서 우리는 포로이고 저편에서 우리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이편에서 우리는 감춰져 있고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저편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 드러난다. 나치에 항거하다가 사형선고를 받아 순교한 본회퍼 목사는 "죽음은 자유에로 가는 길에 최고의 축제이다"라고 하였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구원의 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죽음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기대하며 기다릴 확신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베드로후서 1장 10~11절에 보면 "그러므로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 너희가 이것을 행한즉 언제든지 실족하지 아니 하리라 이같이 하면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한 나라에 들어감을 넉넉히 너희에게 주시리라"는 말씀이 있다.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고 하셨다. 그러면 넉넉히 영원한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하신다고 하였다. 이렇게 준비된 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게 된다. 순교자 헨리 베인이 처형을 기다리면서 "내가 왜 죽음을 두려워해야 하나? 내가 죽음을 두려워 한다기 보다는 죽음이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했다. 믿음의 사람들은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기 위하여 더 말씀을 가까이 하고 기도하기를 힘써야 한다. 그래서 부르심을 받는 날이 인생 최고의 날이 되게 부르심을 맞아 드리자.

이용남 목사/장석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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