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7월 18일(목) 10:05
창세기 2~3장에서의 인간창조: 한 몸을 이루어야 하는 남자와 여자

두 번째 창조이야기(2:4b~25)에서 첫 번째 창조이야기(1:1~2:4a)와는 달리 땅이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하늘이나 바다에 관한 언급이 없다. 오직 땅에 집중하고 있다. '땅에 사는 인간'과 '땅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문제가 초점이다. 두 번째 창조이야기에서 창조는 결핍을 채워가는 과정이다. 창조이전의 상태에 대하여 하나님께서 비를 내리지 않아 초목과 채소가 없었고, 땅을 경작할 사람도 없었다고 말한다. 물, 식물, 사람의 결핍이 하나님의 창조활동의 동인이다. 하나님은 창조활동을 통해 이러한 결핍을 채우신다. 2장 7절에는 인간창조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하나님이 인간을 무엇으로 그리고 어떻게 창조했는지 잘 보여준다. 이것을 통해 인간에 대한 구약성서의 이해를 잘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실이 분명해 진다.

1) 유한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본문은 하나님이 인간을 '흙'으로 창조하였다고 보도한다. 히브리어 본문은 인간은 '흙에서 난 먼지'(hm'd"a]h'-!mi rp'[')로 만들었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먼지'(rp'[', <아파르>)는 인간을 창조할 때 사용한 재료이며, '흙'(hm'd"a], <아다마>)은 그 재료의 출처 또는 유래를 말한다. 인간은 '흙의 먼지'로 만들어진 초라한 존재이다(참조. 욥 10:9; 시 90:3; 104:29; 사 29:16). 이것은 인간이 유한적이며 무상한 존재로 창조되었음을 말한다. 인간은 신이 아니며, 신이 될 수 없다. 범죄한 인간에게 하신 말씀('너는 먼지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창 3:19)은 인간의 본질, 즉 죽어서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인간의 유한성을 말하고 있다.

2) 땅에 의존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흙의 먼지'로 창조된 인간의 이름은 '아담'(~d"a")이다. 언어유희(wordplay)가 엿보이는 '아담'(사람)과 '아다마'(흙)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은 인간은 흙으로부터 왔으며 흙으로 돌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이것은 인간이 땅에 속해 있으며, 땅에 의존해서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선언하는 것이다.

3) 하나님께 의존적인 인간의 모습이다. 하나님은 땅의 먼지로 인간을 지으신 후 그의 코에 '생기'(~yYIx; tm;v.ni, <니쉬마트 하임>)를 불어넣어 주셨다. 그런 후에야 인간은 '살아있는 존재'(hY"x; vp,n, <네페쉬 하야>)가 되었다. 여기에서 '생기'는 하나님으로부터 유래된 생명력을 지닌 숨이며, 흙으로 창조된 인간을 살아있는 존재로 만든 역동적인 힘이다. 이것은 인간과 똑같이 흙으로 만들어진 각종 동물들(2:19)과 본질적으로 구별되는 표지이며, 인간이 다른 피조물들에 비해 우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증거한다. 이것은 첫 번째 창조이야기와 비교하여 볼 때 '하나님의 형상'과 동일한 신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여기서 우리는 '인간의 생명은 하나님이 그 생기를 거두어 가시면 끝난다'(욥 34:14~15; 시 104:29; 146:4; 전 12:7)는 구약의 인간이해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과 존재의 근거는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인간 생명의 소유권은 하나님에게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독자적인 생명력을 지닐 수 없으며, 처음부터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로 창조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철저히 하나님에게 의존되어 있으며 본질적으로 인간의 생명에 대한 소유권은 하나님에게 있다. 그래서 시편 36편 9절에서는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진실로 생명의 원천이 당신께 있사오니 당신의 빛 안에서 우리가 빛을 봅니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만드셨다(8~17절). 하지만 하나님은 부족함을 느끼셨다. 18절에 하나님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그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 '돕는 배필'을 그에게 만들어 주겠다."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못하다'(bAj-al{)는 평가와 함께 이러한 부정적인 모습, 즉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돕는 배필'을 만들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한 번 두 번째 창조이야기의 주제인 결핍을 채워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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