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없는 자

[ 가정예배 ] 2019년 7월 16일 드리는 가정예배

최봉석 목사
2019년 07월 16일(화) 00:10
최봉석 목사
▶본문: 에베소서 4장 17~24절

▶찬송: 324장



여전도회가 가꾸는 텃밭의 제초작업을 했다. 그 전부터 틈나는 대로 잡초를 뽑곤 했는데 날은 연일 덥고 비는 안 와서 어지간한 호미는 튕겨나갈 정도로 밭이 딱딱했다. 잡초를 손으로 잡아 뽑으려 했더니 딱딱한 밭에 있는 풀은 뿌리는 빠지지 않고 줄기가 툭 부러질 뿐이었다. 호미를 힘껏 찔러 넣어서 떠야 풀뿌리째 뽑혔다. 잡풀을 다 제거하고 나서 트랙터로 밭을 갈아엎었다. 갈린 밭 위를 걸어보니 폭신폭신한 게 기분이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 그 순간 '완악함'과 '강퍅함'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이방인이 가진 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방인의 마음은 곧 오늘날 불신자들의 마음, 또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라고 보면 되겠다. 그들의 마음은 첫째로, "허망한 것을 행한다(17절)"고 한다. '허망'이란 말의 뜻은 헛된 바람을 말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것, 잡을 수 없는 것들을 쫓아가고, 신기루와 같은 것을 잡으려 하는 마음이다. 둘째는, 어두운 마음과 무지한 마음, 굳어진 마음이다(18절). 허망한 것만 좇다 보니 마음이 어두워진 것이다. 이런 이들에게서는 밝고 정직한 마음을 찾아볼 수도 없고, 또한 그들은 진리의 소중함을 알지도 못한다. 복음을 들어도 마음은 너무나 딱딱하게 굳어져서 딱딱한 밭에 호미질을 하는 것처럼 파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그들의 마음은 굳어져서 결국 하나님의 생명에서 떠나게 된다.

본문 19절에서 이방인들의 모습을 '감각 없는 자'라고 묘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감각 없는 자'일까? 바로 죽은 자이다. 죽은 자는 감각도 죽었다. 그렇기 때문에 '감각 없는 자'들에게 복음을 말해도 청각이 없기 때문에 아무 말도 듣지 못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의 손길이 닿아도 촉감이 없기 때문에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다. 샤론의 꽃인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가 퍼져도 그들에게는 후각이 없기 때문에 그 향기를 맡지 못한다. 송이 꿀보다 달콤한 하나님의 말씀을 먹어도 미각이 없기 때문에 그 귀한 맛을 맛보지 못한다.

그들의 완악함과 강퍅함은 가뭄의 밭과 같다. 호미가 튕겨나가는 단단함 때문에 잡초를 매주려 해도, 도와주려 해도 그들은 이런 도움을 받아들이지를 못한다. 그들은 어두움 속에서 무지에 빠져서 하나님을 두려워하기만 한다. 호미는 밭을 살리는 도구이다. 호미질을 통해 밭이 갈아져야 다시 그 땅에 씨앗을 뿌리고 자라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호미를 두려워하여 이를 거부한다면 밭은 좋은 열매를 거둘 수가 없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말씀이 우리 안에 파고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거부하거나 회피한다면 열매를 거둘 수 없다. 말씀이 비록 처음에는 고통스럽고, 순종하기에는 다소간 손해를 감수해야 할지라도 말씀을 받아들이면 그 말씀으로 인해 죄의 뿌리들이 뽑히게 된다. 세상의 유혹을 따르며 허망한 것들을 추구하던 옛날의 삶을 벗어 던지면, 완악함이 걷히고, 강퍅함이 변하여 폭신폭신한 옥토가 되고, 또 많은 열매를 맺게 될 줄로 믿는다.



오늘의기도

우리의 마음이 허망한 것을 좇지 않고, 복음에 반응하지 않는 굳은 마음이 되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받아 죄에 뿌리가 뽑히고 많은 열매가 맺히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최봉석 목사/비금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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