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라

[ 잘가르치는교회 ] 13

이의용 교수
2019년 07월 04일(목) 00:00
"① 나는 하루에 커피를 5잔 마신다. ② 나는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 ③ 나는 이중 국적자다. ④ 나는 지금까지 30회 정도 헌혈을 했다. 이 중 가짜를 하나 찾아내라." 이처럼 3개의 진짜와 1개의 가짜 중 가짜를 찾아내게 하는 게임을 '진진진가(眞眞眞假)'라고 한다. 1인 미디어 시대여서일까? 전 세계적으로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린다. 이제 '진진진가' 게임도 진짜를 찾아내는 '진가가가'로 바꿔야 할 것 같다.

가짜가 판을 칠 때에는 진짜를 찾아내는 감별 능력이 절실해진다.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었듯이, 이젠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팩트 체크가 필수능력이 되었다. 팩트 체크의 필터는 지성(智性)이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비판적 사고와 토론으로 가짜를 걸러낸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독교 신앙세계에서는 지성이 잘 안 통한다.

지성이 있어야 진짜와 가짜, 옳고 그름을 제대로 구별할 수 있다. 지성은 '學歷'이라기보다 '學力'이고, '지식'이라기보다는 '지혜'다. 지성은 독서와 사색 같은 학습활동을 통해 시작된다. 그리고 끊임없는 자성, 비판적 사고, 질문, 토론을 통해 성숙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교회교육에서 이런 걸 찾아보기가 어렵다.

'메타인지'라는 용어가 있다. 자기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걸 뜻한다. 메타인지가 있는 사람은 모르는 것을 알기 때문에 겸손히 학습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모든 걸 아는 줄 알고 우쭐댄다. 사실과 인식을 구분하지 못하니 대화도 되지 않는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난무하는 막말, 아전인수, 적반하장, 독선 등 실언은 바로 지성 결핍의 산물이다. 뭘 모르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며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지성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 지성의 수위를 높여야 가르칠 수 있다. 교사는 가짜 지식이나 자기 인식을 학습자 머리에 일방적으로 주입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배운 학습자는 가짜(이단)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성경책 옆에 사전, 세계사 책을 함께 펴놓고 토론하며 신앙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인성과 영성, 그리고 지성을 함께 키워야 한다.

이의용/국민대 교수 · 생활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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