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견인할 지도자를 갈망한다

[ 논설위원칼럼 ]

김영철 목사
2019년 06월 28일(금) 15:27
세계의 영적 거인이요 '미국의 담임목사'로 불렸던 빌리 그래함 목사님이 약 1년 전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는 70여 년간 185개국 2억1500만 명에게 직접 설교하면서 복음을 전했고, TV나 라디오 등의 미디어로 22억 명에게 복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의 모든 대통령들이 그를 영적 멘토로 삼았다. 빌리 그래함 목사는 진보와 보수 상관없이 모든 대통령들의 영적 멘토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래서 백악관과 목사님의 자택 사이에는 '핫 라인'이 개통되어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는 1946년부터 시행한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설문조사에서 60번이나 10위 내에 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었다.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그의 장례식은 현직 대통령 부부, 부통령 부부, 상·하의원 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목사님에 대한 조의와 함께 경의를 표했다. 전 미국과 전 세계 기독교계가 같은 마음으로 목사님의 장례식을 치른 것이다.

그런데 '빌리 그래함 목사님은 정말 모든 면에서 완벽했을까? 정말 그는 흠이 전혀 없었을까?'라는 질문에 필자는 이 분도 나름의 연약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10)"라고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교계와 정계 그리고 모든 시민들은 그를 진심으로 존경했고, 사랑했고, 그의 영적 리더십을 존중했고, 그의 모든 사역을 응원했다. 그랬기에 그는 전 세계의 영적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약 10년 전 본보 논설위원 칼럼에서 한경직 목사님의 10주기에 부쳐 '지도자를 존중하며 보호하자'는 글을 쓴 바 있지만, 우리 교계의 풍토가 이 부분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나쁜 방향으로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기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모 기독교 연합기관 대표회장의 도를 넘는 표현과 행동으로 인해 기독교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는 등 한국 기독교가 또 큰 몸살을 앓고 있다. 그의 말은 실언이 아니라 이념전선에서 뿜어내는 고의적인 발언들이라서 그 심각성과 폐해가 너무나 크다. 이 일은 지도자를 잘 기르고 잘 세우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절감하게 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이 일로 한국교회는 실력과 영성과 도덕성 그리고 상식적이고 온전한 정치적 리더십을 겸비한 건강한 지도자를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한편, 교단과 기독교계 그리고 한국사회를 위해 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입장에 있는 지도자들이 본인이 담임하고 있는 교회 목회에만 함몰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교단과 교계의 정치적 견제 혹은 본인의 제한적인 목회관 등으로 아예 교단을 섬기는 일 혹은 연합 일치 운동이나 대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일에는 선을 긋는 제한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들이다. 이 또한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교회의 게토화를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견인할 존경받는 지도자를 갈망하면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인재 발굴과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번 U-20 월드컵 축구에서 글로벌 스타가 된 이강인 선수의 발군의 실력에 모든 국민들이 감탄하지 않았나? 축구 신동 이강인을 눈여겨 본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 방송 그리고 부모의 합작품이라 여겨진다. 교회 지도자도 마찬가지이다. 지교회와 교단, 교계가 여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재를 어릴 때부터 발굴, 지원, 지지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교단이 추천한 WCC 총무 후보자 금주섭 목사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고 본다.

둘째, 지도자를 세우고 격려하고 축복하는 일에 열심을 내야 한다. 국가에 지도자가 반드시 있어야 하듯 교회도, 교단도, 교계도 지도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교단이나 교계는 지나치게 정치조직의 힘으로 지도자를 세우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조직에 속하지 않거나 못하고 초야에 묻혀있는 뭇 인재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교단이나 교계는 인물의 등용 폭을 넓혀야 한다. 이제 우리 교단의 경우 총대 수가 줄어들면 교단은 더욱 보수화 될 것이고, 젊은 역동력 있는 리더십을 더욱 사장시킬 위험이 클 것이다. 그러므로 숨은 보화를 찾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교단 안에 총회장 직속으로 가칭 '인재뱅크'를 만들어 교단 내 인적자원(목사, 장로, 전문가, 청년, 여성 등 분야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장차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힘껏 격려하고 축복함으로 모든 면에서 건강하고 선한 능력을 구비한 지도자들이 많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지도자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셋째, 기성 지도자를 잘 보호해야 한다. 지도자들에게 설령 어떤 연약함이 있을지라도 그런 부분을 서로 보완하며, 격려함으로써 더욱 힘있게 지도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남의 말 하기는 쉬워도 내가 그렇게 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목사와 장로는 누구든지 이미 교회의 지도자요, 그 중 상당수는 이미 교단과 교계의 지도자인데 교회 지도자인 목사와 장로는 항상 말에 조심해야 한다. 강단이나 각종 미디어에서 특히 방송에서 내 마음과 내 뜻에 맞지 않는다고, 자신의 의(義)에 빠져 다른 지도자 혹은 교계 현안에 대해 희화화하거나 과격하게 말하거나 비난하는 일을 삼가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지도자를 만들지는 못해도 죽이는 일에 앞장서면 세상은 환호하겠지만 결국 그 일이 부메랑이 되어 우리 한국교회로 돌아옴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기성 지도자를 잘 보호하는 일에도 교단과 교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가 인재를 잘 발굴하여 지도자로 세우고 많이 응원하여 줌으로 그들이 교회의 회복과 부흥 그리고 대사회적 선한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하여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이루어가기를 기대한다.

김영철 목사/월드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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