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

[ 좌충우돌 유튜브도전기 ] <3>

전수희 목사
2019년 06월 26일(수) 16:48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전 목사!

드디어 '전목사TV' 채널에 첫 번째 영상을 업로드했다. 지금 다시 보면 부끄럽기 만한 영상이라 무슨 용기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도전과 모험이었다는 것은 자부한다. 원래 뭐든지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하는 성격이지만 유튜브 만큼은 정말 쉽지 않았다. 유튜브에 개인 채널을 개설하고 1인 방송을 시작하기까지 몇 달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느새 선교적 책임으로 다가온 유튜브를 피할 수 없기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사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유튜브를 해야 할텐데...' 하며 망설이고 주저하던 시간 동안에 나는 점점 더 유튜브에 매료되었다.

유튜브는 공식사이트의 정보란에 "YouTube의 사명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돕고 더 큰 세상과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YouTube는 모든 사람이 마땅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의견을 나누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때 세상이 더 나아진다고 믿습니다"라고 보여준다.

유튜브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상을 제공함으로 발생하는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사명을 가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는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 기회의 자유, 소속의 자유를 추구하며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존재한다. 유튜브에 대해 알면 알수록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일이 결코 무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 받는 듯 했다. 게다가 여성사역자이기 때문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내게 동일한 기회를 주는 유튜브가 고맙기도 했다.

이렇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어야만 하는 당위와 가치는 더욱 충분해졌지만 '어떻게'라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특히 그동안 설교만 해왔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대화하며 소통할 수 있는 전달 방식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었다. 또 촬영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다. 표정, 손짓, 말투 하나하나가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다가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카메라 울렁증이 발생했다. 눈앞에 카메라를 보면 머리가 하얘져서 버벅거리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게 되었다. '말로만 듣던 카메라 울렁증이라는 것이 이런 거였구나.' 친구들과 촬영을 했을 때도 이런 증상을 느끼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오히려 혼자서 촬영을 하니 더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오로지 카메라만 보고 이야기해야 되는 상황이 너무 낯설고 어색해서인지 얼음이 된 것처럼 굳어버렸다. 그래도 도전을 멈추지는 않았다. 한 문장을 제대로 말할 때까지 반복해서 촬영을 했다. 어렵사리 첫 촬영을 마쳤고, 계속 하다보면 조금씩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

루터는 중세 시대의 인쇄술을 하나님이 주신 최상의 은총 행위로 보고, 이를 통해 복음사역을 전진시킬 수 있다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인쇄술은 소수의 특권층에서만 소유할 수 있었던 성경을 일반인에게 보급함으로써 복음전파에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현 시대에는 유튜브가 인쇄술과 같은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 위한 시간을 살고 있다.

전수희 목사 / 은현교회 교육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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